기시다 "안전 기준 부합" 강조에 쿡제도 총리 "태평양 사람들 건강 저해해선 안돼"
섬나라들, '자위대와 합동 훈련'도 동의 안해…日당국자 "갈수록 中 존재감 커져"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서 발언하는 기시다 일본 총리 |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과 태평양 도서국이 지난 18일 폐막한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PALM)에서 중국을 겨냥해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오염수와 자위대 훈련 등에 대한 대(對)중국 대응에서는 온도 차를 보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의 공동의장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도서국은 법치주의, 민주주의,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라고 하는 가치·원칙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동·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 공동선언문에도 중국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주도로 '규칙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의 중요성을 공유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하지만 중국이 거액의 인프라 정비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태평양 도서국이 이번 회의 기간 '친중' 자세를 보였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대표적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공동선언문에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는 것의 중요성에 일치했다"고 명기했으나 도서국 일부가 원안 단계에서 난색을 보여 협의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이 오염수를 '핵 오염수'로 부르며 방류에 강하게 반대하는 데 대해 일본 정부는 '과학적 근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박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한 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일본이 IAEA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상회의에 참가한 도서국 일부는 일본과는 다른 자세를 보였다.
기시다 총리와 함께 공동의장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태평양 사람들의 복지와 건강을 저해하고 해양 환경을 해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견제했다.
선언문과 함께 발표된 공동 행동계획의 원안에서는 도서국과 일본 자위대 간 합동 훈련이 포함돼 있었으나 참가국 중 일부가 반발해 결국 삭제됐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도서국 정상회의를 통한 일본의 대처에 대해 도서국 측은 높이 평가하지만, 중국의 존재감이 매년 커지고 있다"고 위기감을 표시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16일부터 18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회의에는 팔라우, 투발루 등 남태평양 16개국·지역 정상과 호주와 뉴질랜드 장관급 인사가 참가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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