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16일(현지시간) 전당대회 장소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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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J D 밴스 미국 상원의원이 쓴 책에 대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한때 감동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2023년 독일 일간지 쉬트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밴스의 자서전 <힐빌리의 눈물>에 대한 감상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숄츠 총리는 이 책에 대해 “삶의 출발 조건이 좋지 않았던 젊은이가 어떻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라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밴스 의원은 1984년 오하이오주 시골 미들타운 출생으로, 책에서 자신을 힐빌리라고 표현한다. 미국의 쇠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 사는 가난한 백인 노동계층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부모가 일찍이 이혼하고 어머니는 마약에 중독돼 할머니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 고교 졸업 후에는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이후 명문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벤처 캐피탈 기업인으로 ‘개천용’이 됐다.
책은 밴스 의원 자신의 성공담 이전에 가난한 사람은 왜 꿈을 꾸기 어려운지, 백인 노동자들은 일견 자신들에게 도움될 것 같은 복지제도를 오히려 싫어하는지 등 경험에 비춘 사회 분석을 담아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이 2016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의 트럼프 지지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숄츠 총리는 밴스 의원이 미국 정계에 입문한 뒤 드러낸 정치적 입장은 “비극적”이라며 그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밴스 의원은 <힐빌리의 눈물>을 펴낸 2016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히틀러” “문화적 헤로인” 등 강력한 비판을 내놨으나 2020년 대선과 2021년 본인의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출마 선언 전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로 돌아섰다.
2022년 상원의원 당선 이후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적 입장을 대부분 같이해 ‘리틀 트럼프’라고도 불린다. 사실상 낙태 반대, 이민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명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관세 폭탄으로 미국우선주의 기치를 세우고 있다.
숄츠 총리는 “미국 사회의 불의를 날카롭게 분석한 자칭 트럼프 반대자가 그의 지지를 얻고 상원의원이 되려고 이 우파 포퓰리스트(트럼프)의 열렬한 옹호자로 바뀌었다는 건 비극적”이라고 평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다만 숄츠 총리는 <힐빌리의 눈물> 자체는 ‘트럼프 현상’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현대의 진보적 사회민주주의 정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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