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베이징 자금성 건청궁 앞 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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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피격 후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의 재집권이 중국 경제 성장률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후 공언한 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5% 감소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날(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GDP 증가율(1~2분기 평균치)은 5%를 기록했다. 왕타오(汪濤) UBS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미래 GDP 성장률을 2.5% 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커다란 충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한 뒤에도 중국이 제3국을 통해 우회 수출하지 않고, 미국에 보복하지 않으며, 다른 나라도 미국을 따라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삼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UBS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 가운데 절반은 수출 감소에서 비롯되고 나머지는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타격에서 유래할 것으로 분석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나라를 통한 수출과 생산이 늘어나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을 줄이겠지만 다른 나라들도 중국산 수입이 크게 늘면서 미국과 비슷하게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만 연합보는 대만 트럼프 당선과 미국의 60% 추가 관세 부과가 미·중 경제 및 무역에서 가장 큰 '회색 코뿔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회색 코뿔소는 발생할 가능성과 파급력이 크지만, 질주하기 시작하면 손 쓸 수가 없어 쉽게 간과하는 위험을 말한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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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경제에서 수출은 부진한 부동산과 내수를 메우는 핵심 성장 엔진이다. 순수출은 중국 경제 성장에서 14%를 차지했으며, 지난달 중국의 무역 흑자는 990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출 호황은 내부에서도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국가가 중국의 수출품이 자국 생산 능력을 대체하면서 공장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경제 성장에 해를 끼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추가 조치를 고려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UBS는 중국의 내년도 성장률을 올해보다 줄어든 4.6%로, 2026년은 4.2%로 전망했다. 중국이 관세에 대응을 위해 부양책을 일부 도입했지만 향후 2년간 경제 성장률 역시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다만 60% 관세는 미국 경제에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금리의 재인상을 불러올 수 있어 트럼프 당선 후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대만 연합보가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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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미·중 관계, 안정적인 발전 쟁취할 것”
한편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앙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16일 미국과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 발전을 쟁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줄곧 유지했던 거친 늑대전사(戰狼·전랑) 외교 기조에서 벗어날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왕 위원은 16일 당 이론지『추스(求是)』 최신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강대국 간 협조와 긍정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겠다”며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현을 쟁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포함된 주변국 외교에 대해서는 “이웃을 선하게 대하고, 이웃을 동반자로 삼는 주변 외교 방침을 견지하며, 주변 나라들과 우호와 상호신뢰, 이익의 융합을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보편적 안보에 입각해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서 발휘할 것”을 언급했다. 왕 위원의 추스 기고문에 대해 베이징의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내년 1월 출범할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중국 포위망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 우방을 확충하는 글로벌 통일전선을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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