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그래픽=김다나 |
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원화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지속과 내수시장 부진 영향으로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의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새출발기금 재원을 10조원 이상 늘린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원화대출 연체율은 0.69%로 집계됐다. 전월 말(0.61%) 대비 0.08%P(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0.45%와 비교하면 0.24%P 올랐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최근 지속해서 올라 10년 전과 유사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현재의 0.69%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던 때는 2014년 11월의 0.72%와 2015년 2월의 0.68%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014년 11월 이후로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5월 말 기준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은 0.75%로 전년 동월 말(0.55%) 대비 0.20%P 올랐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합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2%로 같은 기간 0.21%P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05%로 집계돼 같은 기간 오히려 0.07%P 하락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42%로 같은 기간 0.05%P 오르는 데 그쳤다.
기업과 가계를 모두 합친 5월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0.51%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0.40% 대비 0.11%P 상승했다. 5월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2018년 0.6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5월 중 신규 연체율은 0.12%로 같은 기간 0.02%P 올랐다.
금감원은 원화대출 연체율이 상승 흐름에 있다면서도 오름폭은 다소 둔화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이 많이 낮았었기에 오름세가 조금 높아 보이긴 한다"며 "2010년이나 그 이전과 비교하면 많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연체율이 올라가는 건 사실이지만 은행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는 등 대비가 상당히 돼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회복되지 않는 내수시장과 고금리 장기화가 개인사업자 연체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어려운 자영업자의 경쟁력 개선에 나섰다. 특히 금융당국은 자영업자의 폐업과 새출발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재원을 30조원에서 약 40조원으로 10조원 이상 늘린다. 채무조정 신청의 대상이 되는 자영업자의 사업영위 기간도 올해 6월까지로 7개월 늘렸다. 신청 기간도 2026년 12월까지로 1년 이상 연장했다. 또 자영업자가 폐업 시 사업자 대출을 가계대출로 대환하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을 명확히 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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