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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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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일까... 저출산·비혼 부추기는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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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속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비혼과 저출산 시대 추세 반영?
불필요한 자극적 그림에 피로감만
한국일보

결혼에 대한 다양한 예능이 방송 중이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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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부부 예능들의 그림은 꽤 상투적이다. 스타 부부의 관찰 예능에서조차 갈등을 조명한다. 스타가 아닌 비연예인 가족들을 다루는 예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결혼지옥' 등 자극적인 그림들은 저출산과 비혼을 시청자들에게 부추기는 셈이다.

토크 예능에서 많은 스타들이 비혼의 만족감을 설파하면서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적극 드러내고 있다. 비혼 세대가 급증하면서 '나 혼자 산다' 등 1인 가구를 포커싱하는 예능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이지만 불필요하게 결혼을 부정적으로 다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SBS의 대표 예능들로 언급되는 '동상이몽' '돌싱포맨' '미우새'에서는 많은 회차에서 '결혼'이 회자된다. '동상이몽'에서는 부부의 갈등이, '돌싱포맨'과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부모들이 스타 자녀들의 결혼을 기원하거나 출연자들이 이혼, 재혼을 언급한다. '미운 우리 새끼' 395회에서는 아버지들과 함께 출연자들이 '부벤져스' 여행을 떠났는데 아버지들의 공통된 소원이 '자녀의 결혼'인 모습이 예능적으로 비쳐졌다. 이처럼 '결혼'을 외치면서도 정작 출연자들은 이혼의 아픔을 농담으로 삼고 또 고독함을 술안주 삼는 모양새를 유지 중이다. 이러한 장면들의 연속적인 배치는 과연 저출산 시대에서 꼭 필요한 메시지이자 올바른 방향성인지 고심하게 만든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한 회차에서는 다섯 자녀를 키우는 부부가 출연했는데 두 사람은 서로의 외도 정황을 짚으면서 깊은 갈등을 고백했다. '결혼지옥'에 출연하는 이들은 오은영의 솔루션을 통해 가까스로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고 화해를 논하지만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에게 남은 것은 결혼의 단점 뿐이다. 단순히 감정 싸움의 문제 뿐만 아니라 폭력 성향의 남편, 과소비 하는 아내 등 심각한 문제를 갖고 출연하는 사연자들의 이야기가 씁쓸함만을 남기는 것이다. '결혼지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센 탓에 MBC 공식 유튜브 채널 내 '결혼지옥' 영상에서는 댓글 사용이 중지됐다.

현실을 고스란히 담는 예능이라지만 노골적인 연출과 메시지에 피로감이 더욱 극대화된다. 과거 '결혼과 이혼 사이' 또한 부부들의 위기만 부추기면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고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육아의 고충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며 올바른 육아를 설파하는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도 양육자인 부모의 갈등이 문제시되는 중이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올해 상반기 종영한 '커플팰리스'에서도 적지 않게 반영됐다. 결혼을 목적으로 출연한 청춘남녀들은 결혼 조건을 직접적으로 명시, 흡사 비즈니스 사업처럼 반려자를 찾는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두고 저출산 위기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이 시점에서 방송가가 비혼과 저출산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문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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