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순익 비중 19.5%…30%대 회복 요원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보험 우회 인수 가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은행지주의 역사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5대 금융지주(신한, KB, 하나, 우리, NH)와 DGB·BNK·JB금융지주의 M&A(인수합병)를 거쳐 성장한 계열사별 변천사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주요 경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보험사가 빠져있는 점이 그룹의 약점이 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빈 회장은 다양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매물을 살펴보며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다만 법적 제약, 자본 비율 등이 걸림돌이 많은 만큼 무리한 인수보다는 신중한 접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의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19.5%로 지난해 1분기(20.2%)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올 1분기 비은행 계열사 합산 당기순이익이 547억원으로 전년 동기(584억원) 대비 6.3% 줄어든 영향이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전입액이 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은행 순이익은 1.7% 줄었다.
비은행 계열사 중 BNK캐피탈(345억원)의 BNK저축은행(8억원)의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8%, 14.3% 늘어난 반면 BNK투자증권(146억원)과 BNK자산운용(33억원)은 각각 23.6%, 10.8% 감소했다.
BNK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 7곳의 합산 순이익은 2021년 2905억원에서 2022년 2173억원으로 25.2%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43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BNK투자증권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BNK캐피탈 역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탓이다.
이에 BNK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2021년 31.4%에서 2022년 23.7%로 낮아졌고 2023년엔 18.6%로 떨어졌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비어있는 포트폴리오 보강이 필수적이다.
현재 BNK금융은 부산은행·경남은행·캐피탈·투자증권·저축은행·자산운용 등 9개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보험 계열사는 없는 상황이다.
빈대인 회장은 취임 후 줄곧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한 종합금융그룹화를 강조하고 있다. BNK금융은 올 초 새로운 중장기경영 로드맵으로 ▲2026년까지 미래 경쟁력 마련 ▲2027년부터 2028년까지 내실 있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 ▲2030년까지 초일류 금융그룹 완성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그룹 총자산 300조원 이상, 당기순이익 2조2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빈 회장은 올 초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은행 자회사 사업을 다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는 “BNK금융이 대한민국 대표 지역 금융그룹으로 성장했지만, 종합금융그룹이 되려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현재 BNK금융은 미완성”이라며 추가 M&A 계획을 밝혔다.
빈 회장은 취임 후 보험사 인수를 타진하고 있지만 BNK금융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징계 이력이 있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BNK금융은 과거 성세환 전 회장 재임 기간 제기된 시세조종 혐의로 2021년 자본시장법 위반에 따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2026년 10월까지 신사업 진출과 자회사 인수 등이 막혀 있는 상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려면 최근 5년간 부실금융기관의 최대주주가 아니어야 하고 금융관련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은 받은 경력이 없어야 한다.
빈 회장은 법적 제약을 고려해 보험사 인수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BNK금융은 우선 사모펀드 등을 통해 보험사 지분을 일부 인수한 뒤 자본시장법 징계가 풀리는 시점에 맞춰 경영권을 완전 인수하는 구조의 M&A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대형 보험사를 인수하기에는 자본 비율도 여유롭지 않다. BNK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67%로 집계됐다. 전년(11.16%) 대비 0.46%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2%를 밑돌고 있다.
BNK금융은 올해 실무 차원에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보험업권을 가리지 않고 매물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몸값이 조단위로 추산되는 동양생명·롯데손해보험 등이나 추가 투입 자금이 큰 KDB생명 등은 제외하고 소형사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2월에는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투논파트너스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결국 투자 의사를 철회했다.
BNK금융은 비은행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역점 사업으로 BNK투자증권 수익 구조 다변화도 추진한다.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을 통해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고 부동산 PF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신임 대표이사로 IB 분야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신명호 전 유안타증권 IB 부문 대표를 발탁했다.
지난 4월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인수금융을 총괄한 김미정 전무를 IB금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현재 BNK투자증권에서 IB 부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BNK투자증권의 IB 사업 부문 영업수익은 올 1분기 기준 48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2987억원)의 1.6% 수준에 그쳤다. 수익보다 비용이 더 크게 집행되면서 IB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21억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빈 회장은 꾸준히 통합 필요성이 제기돼 온 은행 계열사의 경우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의 통합을 전제로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했으나 구성원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이 취임 후 “임기 중 방향을 마련하겠다”며 두 은행의 합병 작업에 착수하려 했으나 경남은행 노조와 지역 정치권 등의 격렬한 반대로 입장을 번복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중 은행 자회사 2곳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BNK금융과 JB금융뿐이다.
빈 회장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그대로 두면서 양행 간 시너지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효율 개선을 위한 최대 과제로는 전산시스템 통합이 꼽힌다.
BNK금융에 따르면 두 은행이 전산시스템을 각각 운영함으로써 낭비되는 예산만 최소 1000억원 이상이다.
빈 회장은 전산시스템 통합 문제를 양 행의 합병과 별개 사안으로 보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행법상 서로 다른 은행이 전산을 통합하거나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두 은행의 고객 정보가 공유되지 않도록 방화벽을 구축해야 한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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