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전원 '동결' 만장일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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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언제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지속될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으며, 이번 금통위에서도 또다시 유지하기로 결정, 12회 연속 동결했다.
이 총재는 동결 결정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부동산 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그동안에는 물가 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에 이를 목표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고통이 있었지만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고,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와 금리 인하시 나타날 수 있는 성장, 금융안정간의 상충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인하 시기와 폭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 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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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4%까지 낮아졌다. 물가 둔화에 대한 확신이 지난 통방에 비해 강해졌다고 봐도 되는지.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고, 저희가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5월에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였다고 말한 바 있다. 현 상황은 물가 상승률의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외환시장 또한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아 언제 방향 전한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고, 또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9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 인하 여부에 관계 없이 먼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보나.
통화 정책 인하 시점을 특정 월(달)로 말할 수 없다. 항상 경제 상황을 보고, 금융안정을 보면서 결정한다. 당연히 미국의 정책 결정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고려사항은 맞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도 많이 강조했듯이 가계부채, 수도권 부동산 가격 등 국내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도 그에 못지 않은 고려사항이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시기를 정할 것.
-지난 통방 때 3개월 내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냈다. 이번에도 유지됐나.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수준과 관련 위원 6명 중 4명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내렸고, 나머지 2명은 3.5%봐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렇게 전망한 이유와 관련 우선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금리 인하가 외환시장, 주택 가격, 가계부채 등을 통해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보고 확인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줬다. 나머지 2명의 경우 기본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외환시장 동향 및 가계부채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4월 이후 은행 기관들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가계부채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정부,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 등 모두가 가계부채를 명목 GDP 성장률보다 늘어나지 않도록해 GDP 대비 비율로는 하향 안정화를 시켜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다. 앞으로도 정부와의 정책 공조, 특히 거시건전성 정책의 공조를 통해 문제를 계속 점검해 나갈 것.
-금리 인상 시점을 선제적으로 가져감에 따라 금리 동결이 길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금리가 최장 기간 동결이라는 보도가 많이 나오는데 피로감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고금리가 상당기간 오래 지속됨으로써 고통받는 국민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물가 상승률이 2.4%정도까지 낮아지는 성과를 거둔 것 처럼 고통스럽지만 기여한 바도 크다고 생각한다. 불가피한 사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고금리 정책이 유지되면서 서로 피해를 보는 정도가 다르다. 환율이 변하면 수출업자, 수입업자가 느끼는 바가 다르고, (고금리일 경우) 취약계층이나 자영업자한테는 굉장히 어렵지만 이자를 받아 사는 연금 수혜자는 혜택을 보고 있을 수 있다.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 등 균형있게 보고 결정해야 한다. 이런 종합 복합적인 요인을 균형적인 시각에서 통화정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상당부분 선반영된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이 어떻게 기대를 형성하는지 말하기는 곤란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장기 국고채 금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폭 많이 하락한 것은 통화정책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다수 금통위원은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물가,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 볼때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 특히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해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보고있다.
-금통위원 중 4명이 3달 뒤에도 3.5%를 유지한다는 의견을 냈다. 10월에도 금리가 3.5%로 유지된다고 보는게 맞나.
현시점에서 봤을 때 현 시점 물가와 현 시점 금융안정성을 봤을 때는 앞으로 3개월은 3.5%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8월, 9월 데이터가 나오면 또다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최근 중부지방에 폭우가 많이 쏟아졌다. 혹시 추후 물가 상승률이나 통화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없나.
피해를 입은 분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현재 농산물 가격에 관한 정부는 큰 실시간, 실시차 없이 받고 있기 때문에 통계면에서는 개선할 바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결국 기후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한은 뿐만 아니라 정부가 같이 깊이 살펴야할 이슈다. 하반기 태풍 시기가 돌아오고 지금부터가 기상 변화가 많이 일어날 수 있다. 농산물가가 올라가 물가 둔화 추세가 변화한다면 통화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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