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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총리 둘러싼 대립…마크롱, 극좌·극우 배제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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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승자 없어…대규모 세력 구축해야"

1위 좌파연합 "헛소리"…극우도 비난

프랑스 조기 총선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 없이 끝난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국가를 위해 확고한 다수당을 구축하는 진정성있고 충실한 대화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극좌·극우를 모두 배제하는 것을 암시해 새 정부 출범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현지 언론에 국민들에게 보내는 서한 형태의 글을 게재하고 선거에서 "아무도 이기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경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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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7일 총선 결선투표 이후 선거 결과에 대해 입장을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우가 1차 투표에서 1100만표에 가까운 득표로 승리했지만, 국민들은 극우가 정부에 들어가는 것을 분명히 거부했다"며 "공화주의, 법치주의, 의회주의, 유럽 지향성, 프랑스 독립 수호를 자처하는 모든 정치 세력에 진지하고 충성스러운 대화를 위해 다양성 있고 견고한 다수당을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변화와 권력 공유에 대한 명확한 요구가 특징인 이번 선거의 특성상 함께 통치할 수 있는 대규모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며 "투표함에서 선택한 것, 즉 공화주의 전선을 정당은 행동을 통해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 정부는 업무를 지속하는 가운데 총리 지명을 기다리겠다며 연정 구성을 촉구했다.

이같은 서한은 총선에서 1위를 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정부 구성권을 달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주요 외신은 서한에는 마크롱이 NFP와 동거 정부 구성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한다는 의미가 내포돼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서한 내용에 미루어 볼 때 마크롱 대통령이 NFP의 선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치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공화주의 세력'에 장 뤼크 멜랑숑 대표가 이끄는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총선 투표 결과 좌파연합 NFP가 전체 의석 577석 가운데 182석,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168석, 극우 RN과 연대 세력은 143석을 각각 확보했다.

관습적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헝(hung) 의회'에서는 다수당에서 총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승인한다. 대통령의 승인에는 시간 제한이 없다. 블룸버그는 선거 결과로 인해 마크롱 대통령이 잠재적 킹 메이커의 역할을 맡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좌파와 극우 양측 진영 모두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 총리의 사의를 반려하고 총리직을 유지하게 했을 때부터 NFP 소속 의원을 총리로 임명하지 않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멜랑숑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통령이 NFP가 득표율과 의석수에서 선두를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하기를 거부한다"며 "선거 후 헛소리를 통해 또 다른 연합을 형성할 시간을 준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마린 통델리에 녹색당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 결과를 수락하고 NFP에 총리를 지명해달라고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RN의 르펜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이 3일 전 자신이 당선되는 데 기여한 LFI를 저지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서커스는 비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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