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일시 휴전 들어가나…원·한 모두 부담

황우여·서병수, 당권주자 간담회서 김건희 언급 자제 촉구

한동훈 "전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어…참고 있는 것"

원희룡 "갈라지면 다 죽어…한동훈과 함께 가겠다"

[광주=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윤상현(왼쪽부터),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0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한동훈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과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는 이른바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에 대해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충돌이 계속되면 당과 대통령실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는 인식에서다.

당 안팎에서는 대통령실의 전당대회·당무 개입 의혹으로 확산된 이번 논란이 후보 개인은 물론 당 전체적으로 '자해극'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도 당권주자들에게 이번 논란을 매듭 지을 것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전 서병수 선관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권주자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8일 뉴시스에 "(황 위원장이) 전당대회에서 왜 용산 얘기를 하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됐다, 절제하자, 매듭을 짓고 정책 대결이나 비전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돕는 사람이나 지지자들의 언행은 과격할 수 있으니 신경을 써야 한다"며 "이 부분을 체크하는 캠프 인원이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고 했다.

선관위 핵심 관계자도 "선관위도 처음 시작할 때는 흥행 문제 등을 고려해서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가급적 제재를 안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며 "지금 상황을 보면 도저히 그렇게 해서는 안될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 문자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각을 세우는 모습에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 대해서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서병수 위원장)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자신을 향한 공세에 반박하면서도 선공을 하지는 않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에 대해 "오로지 저를 전당대회에서 막아보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계획 하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이 굉장히 우려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 후보가 주장한 사천 논란에 대해서도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 그런 게 있으면 즉시 후보 사퇴한다"며 "이 정도는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정말 전형적인 구태"라고 반발했다.

한 후보는 '네거티브 공방'에 관해 "싸움이라고 얘기하는 데 전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는 것 아닌가"라며 "사실 정치를 저분들이 훨씬 오래 했지 않나. 네거티브 마음먹고 하려고 들면 머릿속에 쭉 떠오르지 않나. 안 하고 있지 않나. 참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 후보 측은 뉴시스에 "우리는 상대 캠프의 주장에 최소한의 대응을 해왔다"며 "상대 캠프에서 마타도어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원 후보는 집안싸움을 자제하겠다며 일시 휴전을 택한 모습이다. 원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당과 정부가 갈라지면 정말 우리 다 죽는다"며 "당의 소중한 미래 자산인 한동훈 후보 등과 모두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제 입장을 얘기했다. 또 공방이 이뤄진다면 그에 따른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했다. 대통령실도 같은날 해당 논란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한 후보의 '사적 공천' 비판에 대해서도 "선관위가 서로 새로운 공방이 될 수 있는 건 당분간 자제해 달라고 해서 그 방침에 따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원·한 후보 양측에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나 후보는 "원 후보 측도 대응하는 방식이 굉장히 세련되지 못하고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는 방법이지만, 한 후보도 논란을 끝내기 위해 본인이 깨끗하게 사과하는 게 맞을텐데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정치인을 떠나서 그냥 그렇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원희룡 대 한동훈 갈등은 윤석열 대 한동훈의 대리전이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싸움"이라며 "누가 되든지 간에 당은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고 당의 후유증이 엄청날 것"이라고 자제를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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