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간 합의 과정서 갈등 노출 가능…'극좌' 멜랑숑엔 반대 여론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 예상을 깨고 의석수 1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내각 구성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 운영의 실질적 책임자인 총리에 누구를 앉힐지를 두고는 벌써 참여 정당 간 이견을 드러냈다.
이번에 NFP가 얻은 182석 가운데 가장 세가 큰 정당은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로 74석이다. 이어 사회당이 59석, 녹색당 28석, 공산당이 9석 순이다. 나머지 의석은 기타 연대 세력에게 돌아갔다.
NFP는 의회 1당을 차지한 만큼 정부 운영권은 집권당이 아닌 당연히 자신에게 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마누엘 봉파르 LFI의 조직위원장은 8일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NFP가 국가의 주요 정치 세력이 됐다"며 "대통령은 NFP 출신의 총리에게 정부 운영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도 이날 프랑스앵포에 출연해 이번 선거가 "여당에 대한 분명한 거부를 보여줬다"며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은 NFP"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안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총리 후보를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총리 후보로 마땅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해선 동상이몽이다.
인지도나 유권자에 대한 영향력 등만 놓고 볼 땐 NFP 내 최대 세력인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우선 순위다.
그는 2012년, 2017년, 2022년 세 차례에 걸쳐 좌파를 대표해 대통령 후보에 나선 인물로, 사실상 프랑스 좌파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러나 급진적 사회주의 성향과 반유대주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 탓에 그가 정부를 운영할 경우 사회 분열과 정치 갈등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NFP뿐 아니라 심지어 LFI 내에서도 '멜랑숑은 안 된다'는 여론이 있다.
LFI의 클레망틴 오탱 의원은 이날 BFM TV에 출연해 새로 구성되는 의회 내에서는 LFI 소속으로 활동하지 않겠다면서 "프랑스인이 원하는 건 사람들을 분열시키지 않고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며 "멜랑숑이 총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당 마틸드 파노 의원은 RTL 라디오에 출연, "멜랑숑이 완전히 자격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당 대표를 옹호했다.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는 프랑스앵테르 인터뷰에서 "NFP 내에서 총리 후보를 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합의를 통해 집단으로 지능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FI,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출신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이들 외의 인물이 될 수도 있다"며 시민사회 진영에서 후보자를 찾는 방법도 배제하지 않았다.
좌파 연합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건 2012년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 이후 사회당을 중심으로 좌파 연합을 구성해 총선을 치렀을 때가 마지막이다.
당시엔 집권당인 사회당이 좌파 연합을 주도해 사회당 소속 총리가 비교적 순조롭게 지명됐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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