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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화)

부상도 마음고생도 날렸다…이가영, 1년9개월만에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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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상에 오른 뒤 망토를 두르고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가영. [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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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확정되자 이가영(25)은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으로 경기가 연장으로 향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끝내기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감격을 맛봤다.

이가영은 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여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마지막 날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윤이나(21), 최예림(25)과 같은 타수로 경기를 마쳤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홀로 버디를 잡아 가까스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 2022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이후 통산 2승째다. 이 대회는 올해부터 총상금을 8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렸다. 이가영이 가져가는 우승 상금도 1억4400만원에서 2억1600만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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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이 연장 첫 홀에서 우승을 확정짓자 물을 뿌리며 축하하는 동료들. [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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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라운드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이가영의 우승이 유력해보였다. 이가영은 전반을 마칠 동안 버디를 단 하나도 잡지 못했지만, 보기도 없이 2위 그룹과 2타 간격을 유지하면서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흐름이 요동쳤다. 유현조(19)가 파5 10번 홀에서 2m짜리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이가영과 함께 17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최예림이 12번 홀(파3)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17언더파 공동 선두는 셋으로 늘어났다. 이가영이 같은 홀에서 버디를 낚아 18언더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최예림이 파5 14번 홀 버디로 맞불을 놓았다.

혼전 양상 속에서 윤이나가 무서운 속도로 선두권과의 거리를 좁히며 치고 올라왔다. 3라운드까지 이가영에게 8타나 뒤졌던 윤이나는 전반 버디 4개와 후반 버디 5개로 무려 9타를 줄였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에선 6m 거리의 옆라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최예림과 함께 18언더파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비슷한 시각 이가영이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윤이나와 최예림, 이가영이 연장전으로 향했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셋 모두 페어웨이를 안전하게 지켰고, 세컨드 샷도 핀 근처로 잘 보냈다. 희비는 퍼트 싸움에서 갈렸다. 먼저 퍼터를 잡은 윤이나의 3.5m 버디 퍼트는 컵을 스치듯 지나쳤다. 2.3m를 남겨둔 최예림이 버디를 노리고 퍼트한 공도 컵 앞에서 왼쪽으로 돌았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이가영은 침착하게 1m짜리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우승을 확정했다. 2018년 데뷔 이후 아직 우승이 없는 최예림은 이번이 통산 8번째 준우승이고, 윤이나는 올 시즌 출장정지 징계 복귀 후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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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1999년생으로 고교 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이가영은 박현경(24)과 임희정(24), 조아연(24), 이소미(25), 이승연(26) 등 쟁쟁한 입단 동기들 사이에서 쉽게 기를 펴지 못했다. 마수걸이 우승도 3년이나 기다려야 했고, 최근 2년 동안에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채 마음고생을 했다.

이가영은 “첫 우승 이후로 골프가 잘 풀리지 않았다. 지난 5월에는 떨어지는 물건을 집으려다 손가락을 다쳤다. 4주 정도 깁스를 하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스윙을 해보니 괜찮아서 계속 경기를 뛰었다”면서 “뼈가 살짝 벌어진 상태로 붙어서 아직 통증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2년 전 처음 우승할 땐 친오빠가 아랍에미리트 파병(제1공수특전여단) 중이라 우승 장면을 보지 못했다. 오늘은 직접 응원을 왔는데, 평소에도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오빠가 보는 앞에서 우승해 정말 기쁘다”면서 “오늘의 기세를 이어서 후반기에도 우승을 추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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