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려는 울버햄튼과 빼앗으려는 마르세유 모두 비상이 걸렸다. 천재 감독과 프랑스 명문팀이 ‘K-황소’ 황희찬을 원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곧바로 울버햄튼 지역 현지 매체에서도 황희찬을 지켜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적 시장 ‘핫가이’로 떠오른 황희찬의 현재 위상이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5일(한국시간) “대한민국 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은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 보드진이 작성,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승인한 공격수 영입 리스트에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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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당 매체는 “보드진과 감독 모두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였다. 황희찬은 지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넣었다. 그는 마르세유가 공격진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하나의 플랜이다”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9경기에 나서 12골 3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썼다. 리그에서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FA컵 1경기에 출전했고,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1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며 31경기 13골 3도움을 기록하며 울버햄튼 최다 득점자로 시즌을 마쳤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은 황희찬이 확실한 울버햄튼의 에이스이자 리그에서도 돋보이는 득점 자원으로 평가 받았던 한해였다.
특히 황희찬은 아시안컵 차출 이전까지 폭발적인 득점 행진을 통해 한때 리그 득점 순위 TOP4 까지 뛰어오르며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맨체스터시티를 이끄는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더 코리안 가이’ 에피소드도 황희찬이 지난 시즌 얻은 유명세를 상징하는 사건.
2023년 9월 황희찬은 맨시티와 7라운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울버햄튼의 깜짝 2-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전력에서 열세로 평가 받았던 울버햄튼이 거함 맨시티를 잡아낸 일등공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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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공식 인터뷰서 펩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코리안 가이’라고 칭한 이후, 일격을 당하고 경기 종료 후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 많은 화제가 됐다. ‘코리안 가이’라는 이 해프닝이 별명처럼 굳어져 영국 현지와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희찬은 이후 올해 5월 5일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서도 1-5로 팀이 다시 득점을 터뜨려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 시즌 홈과 원정에서 두 차례 모두 맨시티를 상대로 득점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강팀을 상대로 강한 ‘거함 킬러’의 이미지도 굳혔다.
그렇게 확실한 에이스로 거듭난 황희찬인만큼 프랑스에서 먼저 나온 마르세유의 이적설 소식에 영국 현지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울버햄튼 연고지의 지역 언론 ‘몰리뉴 뉴스’는 5일 “재능 있는 황희찬이 1690만 파운드(약 299억 원)로 새로운 공격수를 찾고 있는 팀(마르세유)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라고 전하며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헐값으로 떠나보내는 건 터무니 없는 바보같은 짓”이라며 이적을 반대하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매체는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황희찬을 붙잡아 둬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황희찬은 매각하더라도 최고 가격을 받아야 한다. 울버햄튼은 낮은 가격에 만족해선 안 된다”라며 거듭 황희찬을 현 시점에서 헐값으로 떠나보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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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퍼마크트르 등에서 황희찬에게 매긴 시장 가치는 2,500만 유로(약 375억 원) 수준이다. 엄청난 수준의 적지 않은 금액이다. 다만, 전 세계 최고의 리그이면서 천문학적인 자본이 몰린 PL을 기준으로 한다면 정상급 수준은 아니다. 그런만큼 몰리뉴 뉴스 역시 팀의 최고 에이스인 황희찬을 매각하는 것에 반대하는 동시에 만약 타 팀에 판매하더라도 훨씬 더 높은 이적료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울버햄튼 역시 황희찬을 지키기 위해 손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황희찬이 2023-24시즌 라운드 초반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치자 지난해 12월 큰 수준의 연봉 인상과 함께 장기 재계약을 맺으며 일찌감치 에이스 단속에 힘썼다.
이미 2022-23시즌부터 황희찬이 리버풀, 아스널 등 리그 정상급 팀과 이적설이 돌기 시작한데 이어 본격적인 득점 행진으로 가치를 드러내자 울버햄튼이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실제 황희찬은 울버햄튼과 2028년 여름까지 연장 계약을 맺었는데 연장 옵션 1년도 포함되어 있다. 최대 2029년까지 황희찬과 함께할 수 있는 계약인 셈이다.
하지만 마르세유 역시 진심이다. 프랑스의 다른 언론 ‘풋 메르카토’는 6일 “황희찬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이미 검증했던 프로필의 선수”라며 “추가로 과거부터 그를 주목해왔던 파블로 롱고리아 마르세유 회장에게도 관심 높은 선수다. 그의 시장 가치는 2,500만 유로에 이른다”고 전했다.
종합하면 감독과 구단 회장이 모두 황희찬을 원한다는 소식이다. 먼저 영입 권한을 갖고 있는 구단 최고층인 롱고리아 마르세유 회장은 황희찬이 오스트리아 리그 RB잘츠부르크에서 뛰고 있을 당시부터 ‘K-황소’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을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의 천재 지략가로 손꼽히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 신임 마르세유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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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황희찬은 같은 레드불 계열의 독일 RB라이프치히를 거쳐 지난 2021년 여름 울버햄프튼으로 임대이적하면서 새로운 커리어를 열었다. 당시 황희찬을 주목한 바 있었던 롱고리아 회장의 입장에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거듭난 현재 시점에서 더욱 강한 이적 확신을 받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마르세유의 새로운 전권을 쥐게 된 천재 감독도 황희찬을 강하게 원한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신임 마르세유 감독은 유럽이 주목한 천재 전략가다. 이탈리아 태생의 1979년생의 젊은 감독인 데 제르비는 2021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최강팀인 FC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이끌고 자국과 유럽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의 커리어의 정점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터뜨렸다. 2022년 9월 그레이엄 포터 감독의 후임으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2022-23시즌 브라이튼을 구단 역사상 PL 최고 순위인 6위로 끌어올리며 유럽 대항전 진출을 이끌었다.
최종 순위 뿐만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 PL정상급 팀들과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펼치며 역대급 시즌을 만들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키웠다. 또한 공격적이고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을 통해 흥미롭고 재미있는 축구를 구사하는 동시에, 탄탄한 조직력과 수준 높은 역습 전개를 펼치는 팀으로 변모했다.
기존 브라이튼의 축구적인 색채가 포터 감독 이후 다채로워졌다고는 하지만 그것과도 색깔이 달랐다.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단숨에 프리미어리그 복수의 팀 사령탑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2023-24시즌 브라이튼이 최종 11위에 머물렀지만, 구단의 부족한 지원이나 부상 선수들의 발생 등으로 불가항력적인 면이 컸다. 그리고 보드진과 데 제르비 감독의 불화설도 돌면서 유럽 복수의 구단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황희찬이 2023-24 EPL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원정경기 맨체스터 시티 골문에 득점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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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시즌 도중 에릭 텐 하흐 감독 경질설이 크게 돌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데 제르비 감독이 강하게 연결됐다. 김민재의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도 데 제르비 감독을 원한다는 보도가 쏟아졌으며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사퇴를 선언했던 FC 바르셀로나와도 연결됐다. 이처럼 리그를 가리지 않고 복수의 빅클럽들이 데 제르비 감독을 원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클럽에서도 데 제르비 감독에게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했다는 루머가 쏟아지기도 했다.
결국 데 제르비 감독의 이적 사가는 마르세유 부임으로 끝을 맺게 됐다. 최근 PSG에 밀려 계속 우승 트로피를 놓친 것은 물론 2023-24시즌 8위에 그치는 등 체면을 구긴 마르세유가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 칼을 갈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 데 제르비 감독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시절 황희찬의 기량에 대해 확인한 바 있다. 황희찬은 브라이튼을 상대로 득점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데 제르비 감독의 입장에선 그 누구보다 황희찬이 가진 기량과 존재감을 알고 있을 터다. 브라이튼 시절 울버햄튼을 상대하면서 황희찬을 분석하지 않았을 리 없는 데 제르비 감독이다.
레퀴프 역시 “지난 시즌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넣은 황희찬은 마르세유가 새로운 공격 플레이의 쇄신을 위해 추진하는 방향성과 딱 잘 들어맞는 선수”라며 “황희찬은 메이슨 그린우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마르세유 구단 경영진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브라이튼의 사령탑을 지냈던 데 제르비 감독도 황희찬의 강렬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여러 차례의 경기를 통해 데 제르비 감독의 검증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황희찬 유효 드리블이 골로 연결되는 비율은 최근 365일 세계 주요 무대에서 뛰는 공격형 미드필더 겸 날개 중 상위 9% 안에 든다. 2023-24 EPL 맨시티전 플레이.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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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르세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메이슨 그린우드를 두고 SS 라치오와 경쟁 중이다. 다만, 맨유가 원하는 이적료 수준이 높아 이적이 이뤄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황희찬으로 방향성을 돌린 모양새다.
그린우드는 잉글랜드의 최고 재능으로 손꼽히던 선수였다. 하지만 성폭행 및 폭행 혐의로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면서 잉글랜드에서 뛰지 못하게 된 선수다.
2023-24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법적인 문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여론의 반대에 막혀 결국 프리메라리가 헤타페로 향했다. 그리고 헤타페에서 36경기 출전,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헤타페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뽐내고 복수의 팀과 연결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아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린우드는 불과 20대 초반의 나이에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으로 불렸던 선수다. 그런 그린우드와 비교해서도 황희찬의 가치가 손색이 없다는 게 마르세유 구단의 평가인 셈이다.
마르세유는 실제 이를 위해 기존 공격 자원을 매각하는 방안들도 고려 중이다. 세네갈 출신의 공격수인 일리만 은디아예를 에버튼에 1690만 파운드(약 300억)에 매각한 바 있다. 지난 시즌 마르세유에 합류했던 은디아예는 30경기(19선발)서 3골 3도움에 그쳤다.
은디아예의 매각 이적료로 부족한 상황이지만, 지난 시즌 팀의 최다 득점자였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도 현재 사우디리그와 강한 링크가 나고 있다. 오바메양이 떠나면 보강은 필수다. 그만큼 이적료 수익과 구단의 연봉 부담 쿼터 여유분이 나게 된다. 이를 황희찬 영입에 쏟아부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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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울버햄튼의 입장에서도 구단 공격의 중심이자 핵심으로 거듭난 황희찬을 쉽게 이적시킬 가능성은 낮다. 물론 울버햄튼이 스몰마켓으로 재정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마르세유가 현재 이적료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다면 이적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
물론 황희찬 개인의 의중도 중요하다. 프리미어리그가 현재 유럽 5대 리그 가운데 최고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 리그1은 그중에선 최하위에 속하는 리그다. 그런면에서 리그를 옮기는 것에 대해 황희찬 스스로에게 매력이 떨어지는 선택으로 여겨질 수 있다.
레퀴프 역시 “황희찬의 몸값이 어느 정도 있기에 마르세유가 그를 영국에서 데려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그러나 그린우드는 물론 황희찬 역시 팀에 없는 유형의 선수인 만큼 영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 마르세유는 준비됐다”며 거듭 마르세유가 영입전에 진심이라고 전했다.
마르세유 역시 프랑스 최대 명문 가운데 하나다.
마르세유는 1899년 창단해 올해 125주년을 맞는 유구한 역사의 구단이다. 마르세유 지방을 연고지로 하는 빅클럽으로 프랑스 3강으로 꼽힌다. 특히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파르생제르맹(PSG)이 급부상하기 전에는 올림피크 리옹과 함께 프랑스 최강팀의 위치를 양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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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마르세유는 프랑스 클럽 가운데 유일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다. 챔피언스리그가 유러피언컵에서 현재의 UEFA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된 원년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빅이어를 소유한 팀으로 남아 있다. 아직 PSG도 들어올리지 못한 챔스 우승 트로피를 말이다.
이뿐만 아니라 마르세유는 리그앙에서 9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FA컵)에서도 10번 우승한 명문팀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축구전용구장인 오렌지 벨로드롬(6만 7394명 수용)을 보유하고 있는데, 열성적인 축구팬들의 응원은 유럽 전체에서도 돋보일 정도로 매우 유명하다. PSG와의 르 클라시크라고 명명된 라이벌전과 함께 올림피크 리옹과도 라이벌리를 구축 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대한 카타르 자본이 투입된 PSG에 밀려 계속해서 준우승에 그친 사례가 많았다. 그러다 리옹이나 릴 등에 밀려서 그보다 더 낮은 순위로 떨어지는 등 다소 오락가락했던 측면은 있지만 챔피언스리그에 단골로 진출하는 명문팀인 것도 분명하다.
과연 황희찬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이제 본격적인 이적 사가가 시작된 만큼 어쩌면 마르세유는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황희찬이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이미 그는 부인할 수 없는 ‘핫가이’가 된 모양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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