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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총리, 취임 첫 날 보수당 정부 이민정책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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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주민 르완다로 보내는 계획 폐기

국민 만족시킬 새 이민정책 도출은 ‘난제’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가 집권 후 처음으로 빼든 카드는 전임 리시 수낵 정부 시절 추진한 이민정책인 이른바 ‘르완다 계획’의 무효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머 총리가 속한 노동당은 야당 시절부터 보수당 내각의 이민정책을 비판해왔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취임한 스타머 총리가 가장 먼저 르완다 계획 백지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수낵 전 총리가 영국 정부를 이끌던 지난 4월 하순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 뒤 고작 2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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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버킹엄궁을 방문한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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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계획은 영국으로 오는 망명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을 강제로 르완다로 보낸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 대가로 르완다는 영국으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르완다는 영국에서 6600㎞ 떨어진 동아프리카의 내륙 국가다. 과거 벨기에 식민지였다가 1962년 독립했으며 현재는 영연방 회원국이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스타머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르완다 계획의 폐기를 공언해왔다. “위험을 무릅쓰고 영국으로 온 아프리카 및 중동 출신의 망명 신청자들을 아프리카의 제3국으로 보내는 것은 비인도적 처사”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4일 실시된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노동당이 총 650석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는 400석 이상을 확보하며 르완다 계획의 운명은 진작 결정됐다.

문제는 그럼 앞으로 영국에 밀려드는 망명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행 이주민은 2018년 299명에서 2022년 4만5000여 명으로 150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상당수는 프랑스 해안에서 소형 선박을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도착하는데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이도 많은 실정이다. 보수당 정권 시절 수낵 전 총리보다 먼저 집권한 보리스 존슨 그리고 리즈 트러스 내각도 이 문제로 골치를 앓았다. 그들은 소형 선박을 타고 해협을 건너는 이주민 단속 책임을 프랑스 정부에 떠밀다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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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선 결과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따라 5일(현지시간) 취임한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가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정문 앞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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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계획을 백지화하고 이주민을 영국 국내에 전부 수용한다면 국민적 불만이 고조될 것이 뻔하다. 더욱이 이번 총선에선 반(反)이민을 외쳐 온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이 5석을 얻어 사상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했다. 로이터는 “총선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이민 문제였다”며 “스타머 총리는 르완다 계획 폐기 후 이민의 대규모 유입을 막을 새로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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