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지혜원./사진제공=엑스와이지 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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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신 찍기 전에 별 상상을 다 했어요. 대본에는 '그날 밤 기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적혀만 있고 디테일한 묘사가 없었거든요. 그 장면을 찍기 전까지 오만가지 상상을 하던 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웃음)"
미성년자 학생과 교사의 부적절한 관계, 몰카 성범죄, 학교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들로 하이틴 문제작으로 떠오른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에서 보석 같은 진주를 발견했다. 데뷔 첫 주연임에도 다채로운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빌런'을 만들어냈다.
지혜원은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 고등학교에 비밀을 품고 입성한 전학생이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작품이다. 지혜원은 주신고 퀸이 되고 싶은 질투의 화신 윤헤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하이라키'로 데뷔 첫 주연을 맡은 지혜원은 "저한테 '하이라키'는 한단계 성장해야 작품이었다.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내가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드라마 전체를 보기보다 내 캐릭터만 보려고 했다. '하이라키' 하면서는 전체적인 균형도 중요하고 흐름에서 스며드는 것도 중요해서 봐야 하는 게 넓어졌다. 그만큼 내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혜원은 '하이라키' 공개 당일 날 엄마와 같이 정주행했다며 "편집본은 이미 본 상태였는데도 다른 감회 다가오더라. 엄마가 초반에 내가 리안(김재원 분)이를 유혹하는 장면을 보고는 베개로 얼굴을 가리셨다. 비명도 지르시더라"며 웃었다.
지혜원./사진제공=엑스와이지 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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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지혜원.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배현진 감독은 윤헤라 캐릭터의 캐스팅 난항을 겪던 중 지혜원을 만났는데 계속 생각이 났다며 "한 번 더 보고 싶었는데 장기 해외여행을 가서 한 달 가까이 기다린 시간이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혜원은 "전 작품이 끝나고 엄마와 둘이 발리로 장기 여행을 가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1차 오디션이 여행 가기 전에 2주 전에 있었는데, 여행 갈 때까지 연락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여행 중반 무렵에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연락이 온 거다. 근데 캐스팅 확정도 아니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갈 수가 없었다. 일주일 뒤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그때 볼 수 있으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는데 일주일을 기다려주셨다. 근데 마침 여행 다녀오고 바로 코로나가 걸려서 거의 한 달 뒤에나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교 폭력의 방관자이자 가해자인 캐릭터였던 만큼,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고민도 많았다. 지혜원은 "방관자이고 가해자인데 어떻게 안 나쁠 수 있겠나. 그렇지만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왔고, 당연시 자라온 거다. 태어났을 때부터 그렇게 살아온 친구라 그게 나쁜 행동이고 가해한다고 생각을 못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목적이 있어서 나쁘게 변한 게 아니다. 그래서 악의가 안 느껴지게 함으로써 미워 보이지 않게 보이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아기 악마 같은 느낌이다. 순진무구한 얼굴로 다 모르겠다는 식이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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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율에 대해서는 "비슷한 점이 단 한 가지도 없다"고 못 박았다. 지혜원은 "가정환경부터 의상, 말투, 차림새, 친구 관계, 성격 등 아무것도 같은 게 없더라. 단 한 가지를 꼽자면 사람 좋아하고 소중한 사람을 챙기는 거뿐"이라며 "이 친구랑은 거리가 멀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른 점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른 삶을 살아온 친구이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았고. 이런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였다. 굳이 이해하기보다 날 내려놓고 이 캐릭터를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극 중 윤헤라는 정재이(노정의 분)와 헤어지고 상심에 젖은 김리안에게 자신과 사귀는 척을 하자고 제안한다. 이에 김리안은 보란 듯이 정재이 앞에서 윤헤라와 키스한다. 지혜원은 이번 작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키스신을 촬영했다. 그는 "불행 중 다행인 게 내가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당하는 거였다. 재원이는 로맨스물을 많이 해서 경력이 있는 친구라 걱정은 안 했다"며 "그 장면 자체가 너무 예쁘게 나왔다. 당일날 3번 찍었는데 화면 나온 걸 보고 너무 예쁘게 나와서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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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는 파티 당일, 고등학교 후배 김선우(서준 분)와 밀회를 즐긴 장면도 나온다. 지혜원은 베드신 장면에 대해 "대본상에는 베드신으로 묘사가 되어 있으니까 뭘 공부해가야 할지 모르겠더라. 막상 현장에 갔더니 몽타주 장면이라 느낌만 들면 됐다. 유혹하고 침대로 밀면 끝이었다"고 밝혔다.
'하이라키'는 교사와 학생의 부적절한 관계, 10대들의 성관계 몰카 협박 등 자극적인 소재들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혜원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며 "15세 관람가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묘사가 들어갔으면 문제가 됐겠지만, 나는 '하이라키' 장르가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있으면 안 될 이야기다. 학교 안에 계급이 있고,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있지 않나. 배우들도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쉬움은 늘 존재하죠. 그래도 만족한 건 헤라라는 캐릭터가 특수한 세계관에 잘 녹아들었다는 거예요. '별나 보이고 잘 안 흡수되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헤라가 그 세계관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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