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회의 근로자위원 '투표 방해' 여파로 반쪽 개최돼 '빈손' 종료
노동계 "지난 회의 발생한 일 유감…사용자위원 조속히 복귀하길"
경영계 빠진 '반쪽' 최저임금위 회의 |
(세종=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경영계 위원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결국 아무런 논의도 하지 못하고 끝났다.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8차 회의엔 총 27명의 최저임금위원 중 사용자위원 9명을 제외하고 근로자 위원과 공익위원 각 9명만 출석했다.
지난 2일 열린 7차 전원회의 표결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근로자위원들의 '투표 방해' 행위에 반발해 사용자위원들이 회의 불참을 선언한 탓이다.
당시 회의에선 경영계가 요구한 업종별 구분 적용을 놓고 표결이 이뤄져 찬성 11표 대 반대 15표로 부결됐는데,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측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의사봉을 빼앗는 등 투표 저지를 시도한 바 있다.
사용자위원들은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규탄하며 항의 차원에서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의결을 위해선 사용자·근로자위원 각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논의는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결국 위원장과 운영위원들의 모두발언 직후 1시간 15분가량 정회했다 재개 후 곧장 회의가 종료됐다.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사용자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위원회 진행 과정이나 결정에 아쉬움 있을 수 있으나 심의 기한이 임박한 점을 감안해 정상적 운영을 위해 (사용자위원들의) 결단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반쪽' 최저임금위, 노동계 옆 빈 경영계 |
근로자위원 운영위원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회의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표결 과정에서 일어난 일부 노동자위원들의 표결 저지 행동의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으나 과한 측면이 있기에 노동자위원 운영위원의 한사람으로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표결) 상황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2일 회의 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근로자위원들의 행태는 있을 수 없는 폭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교수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의사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민주적 절차 진행을 훼손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며, 공익위원들은 투표 과정에서 이같은 행동에 "영향을 받은 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영계 빠진 최저임금위, 입장하는 이인재 위원장 |
지난 2일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일단락됨에 따라 이날 회의에선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에 대한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이 제시되고 본격적인 논의가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차기 회의로 미뤄지게 됐다.
9차와 10차 전원회의는 각각 오는 9일과 11일로 예정돼 있다.
법이 정한 내년 최저임금 고시 시점은 8월 5일로, 고시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고려할 때 7월 중순이 최저임금 결정의 실질적인 마지노선이다. 역대 최장 심의를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7월 19일에 최종 결정됐다.
mihy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