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위원 불참에 최임위 파행…최저임금 심의 늦어질 듯

지난 회의 노동계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표결 방해에 사용자위원 보이콧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사용자위원 9명이 모두 빠진 8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용자위원들은 지난 2일 열린 7차 전원회의 표결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근로자위원들의 '투표 방해 행위'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2025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하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지난 전원회의에서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을 방해한 데 항의하며 사용자위원들이 보이콧을 선택하면서 내년 최저임금 결정 논의도 크게 늦어질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2025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최임위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최임위는 별도 정족수 규정이 없어 사용자위원이 전원 불참해도 회의 개의는 가능하다.

앞서 지난 2일 제 7차 전원회의에서 최임위는 업종별 차등적용을 부결했는데, 이 과정에서 근로자위원들이 의사봉을 뺏거나 투표용지를 찢는 등 표결을 방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인재 최임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위원장으로서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행과정이나 결정 등에 대해 아쉬움이 들 수 있지만, 심의기한이 임박한 점을 감안해 정상적인 위원회 운영을 위한 사용자 위원들의 결단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권순원 교수도 "지난 전원회의 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근로자위원들의 행태는 있을 수 없는 폭력"이라고 비난하고, "유사사건 재발할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사용자위원 측 성명과 이를 인용한 일부 언론에서 투표진행 방해행위로부터 공익위원들이 영향 받았을 것으로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근로자위원 중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업종별 차별적용 표결 과정에서 일어난 일부 노동자위원들의 표결저지 행동의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과한 측면이 있기에 노동자위원 운영위원의 한사람으로서도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심의기한을 훌쩍 넘겨 바쁘게 심의를 진행해도 모자랄 판에 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최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도리가 아닐 것"이라며 "사용자위원께서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노심초사의 심정으로 바라보는 최저임금 노동자를 생각해 조속한 복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은 "사용자의 지불능력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관련 법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기에 그동안 차등적용 논의를 종결하라고 요구해왔다"며 "그럼에도 지나 회의에서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표결로 이어졌고, 위원장의 회의 진행방식에 반대하면서 항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최임위는 내년도 최저임금 금액 수준에 대한 노사 양측의 최초요구안을 제출받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날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하면서 최임위 논의가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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