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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美민주 의원 “바이든 사퇴” 첫 촉구… 오바마도 “재선 어려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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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선 도겟 “재선 포기한 존슨 따라야”

펠로시도 태도 변화… 퇴진론 분출

바이든, 트럼프와 가상대결서 43%

해리스 45%, 미셸 오바마는 50%

동아일보

바이든, 폭염대책 주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일 워싱턴의 ‘비상대응센터’를 방문해 최근 미 곳곳을 강타한 폭염에 대비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참패한 후 집권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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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정중하게 촉구한다.”

미국 민주당의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이 2일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최초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완패한 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비공식적으로 나오던 퇴진 요구가 공개적으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그간 바이든 대통령을 두둔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태도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계 입문 의사가 없다”고 강경하게 밝혀온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까지 대안 후보로 재차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캠프 측은 교체론이 가라앉길 기대하고 있지만, 민주당 안팎에서 감지되는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 “존슨처럼 백의종군” 첫 퇴진 요구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15선(選)을 한 도겟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던 린든 존슨 전 대통령(1908∼1973)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존슨 전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행정부의 부통령이었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뒤 1963년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한 해 뒤 대선에서 압승했지만 1968년 대선을 앞두고 베트남전 반대 여론, 경기 악화 등이 겹치며 지지율이 급락했다.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초반에 사퇴했다. 존슨 전 대통령의 상황이 바이든 대통령과 다를 게 없다는 게 도겟 의원의 시각이다.

도겟 의원만 회의적인 게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 하원의원 25명도 향후 바이든 대통령이 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후보 사퇴를 요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혔던 정계 거물들마저 고심이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직후 지인들에게 “바이든의 재선 가도가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2일 MSN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때 횡설수설한 것을 두고 “일시적인 사건인지, 아니면 건강 상태 때문인지 묻는 건 타당하다”고 했다. 토론 직후 바이든 대통령을 강력하게 두둔했던 모습과는 달라진 것.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2일 “민주당 내에서 사실상 반(反)바이든 회의가 열렸다”고도 보도했다. 대선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실제로 오간 대화는 ‘규탄 대회’에 가까웠다는 전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조차 “최소한 선거 캠프 수뇌부는 교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바이든만 트럼프 이긴다” 주장도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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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캠프는 그간 사퇴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민주당 후보 중에 바이든만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토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CNN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45%의 지지를 얻었다. 바이든 대통령(43%)보다 높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다른 ‘잠룡’들의 지지율도 바이든 대통령과 비슷한 40%대로 나타났다.

같은 날 온라인매체 퍽이 공개한 민주당의 비공개 자체 여론조사 결과는 더 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안 후보로 꼽히는 네 명 모두에게 뒤졌다. 특히 경합 주 7곳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7곳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지만, 부티지지 장관은 반대로 모두 이긴다는 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미셸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1∼2일 실시한 공동조사에서 미셸 여사는 50%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39%)을 한참 앞섰다. 다만 출마해도 바이든 캠프 선거자금은 공동 명의로 모금한 해리스 부통령 외에는 인수받을 수 없어 ‘미셸 대안론’은 현실성이 낮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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