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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나는 솔로' 남규홍, 그는 어떤 PD로 남을 것인가 [TE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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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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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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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나는 솔로'의 남규홍 PD가 메인 작가에게 갑질을 폭로 당한 후 그간의 행실로 인해 대중적 지탄을 받고 있다. 거기에 16기 영숙이 가세해서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남규홍 PD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남 PD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남 PD가 출연자 보호를 등한시하고, 프로그램 흥행에만 몰두한 데 근본적 원인이 있는 것 아니겠냐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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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숙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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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16기 영숙도 남 PD에 대한 폭로도 화제 되고 있다. 영숙은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이없는 기사를 봤다"고 동조했다. 이어 "계약서는 각각 1부씩 나눠 갖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데, 사인 2부 모두 갖고 가서는 필요하면 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 끝나고 2개월 뒤 다른 방송 출연 가능하다고 했지만, 다른 출연자는 이미 방송에 나갔다. 계약서 보여주겠다면서 1년 지나도 못 받았다"고 글을 썼다.

이어 "내 의사와 상관없이 영상을 우려 썼다. 나는 악플을 감당해야 했고 미친 여자 프레임이 씌워졌다. 시청률에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못 잤다. 온갖 쌍욕에 외출도 못 했다"고 전했다. 그는 "1년 지나니 이렇게 이야기할 날들이 왔다. 겨우 400만 원에 한 아이의 엄마를 사지로 몰며 죽일 듯 수익을 창출했다"고 저격했다. 주어는 없었지만, 남규홍 PD로 추측할 수 있었다.

앞서 한 매체를 통해 '나는 SOLO'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A 작가가 지난달 21일 퇴사한 사실이 전해졌다. 그는 2021년 '나는 솔로' 론칭부터 함께 한 프로그램의 메인 롤을 맡던 8년 차 작가로 알려졌다. A 작가는 "한국방송작가협회 정회원이 되면 굳이 남 대표의 (계약서) 도장이 없어도 재방송료를 받을 수 있으니 버티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퇴사하는 그 순간까지 표준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나랑 비슷한 연차의 작가들이 모두 퇴사했을 때도 버텼다. 결국 막내들마저 퇴사했는데 작가 충원을 안 해준다고 해서 나도 그만뒀다"고 토로했다. 출연자 관리는 A 작가 몫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7기 옥순의 경우 첫 미팅 뒤 2년 동안 A 작가가 관리하고 꾸준히 설득해 출연을 결심했다. 성병에 걸렸던 13기 출연자, 방송 내내 화제였던 16기 출연자 등도 모두 작가가 관리해야 했다"고 열악했던 상황을 이야기했다.

A 작가는 "작가들이 줄줄이 그만두면서 출연자 미팅을 PD들이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딸인 남인우 PD는 미팅도 하지 않았다. '작가'면 다른 작가들과 구성 회의를 하든지, 단체 채팅방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자막만 쓰는데 무슨 작가인가"라고 지적했다.

통상 프리랜서인 작가들은 방송 전 기획료를, 방송 후 각 회차 당 고료를 지급받는다. 고료는 방송 후 익월 지급이다. 하지만 A 작가는 기획료를 받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A 작가는 "고료도 월급처럼 받았다. 월급이 밀리지는 않았지만, 표준계약서는 끝내 사인을 받지 못했다"고 남 PD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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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기 영숙은 "나 하나로 끝날 줄 알았는데 멈추지 않았다. 자극성 하나로 많은 이의 일상을 괴롭히고 있다. 쓰레기 방송을 만드시는 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따뜻한 프로그램을 만드시는 분들 많다. 그들을 PD라고 칭하는 거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1년 전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난다"고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끝으로 16기 영숙은 "본인이 다 뿌린 대로 지금 거두는 거다. 세 따님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남 PD는 이날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남 PD가 지속적인 비판을 받는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출연자 보호 문제다.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대다수의 프로그램과 달리 '나는 솔로'에서는 유독 출연자의 보호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충분히 편집할 수 있던 장면임에도 일부러 논란을 만들려는 듯한 연출이 자주 나왔다. 출연자가 귓속말하는 장면, 옷 갈아입는 장면 등을 그대로 노출했다. 18기 옥순이 소방관 연봉에 관해 논란에 휩싸였던 사례를 예시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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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Plus, ENA '나는 S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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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기 옥순은 "벌레도 무서워하시고 보여지지 않는 부분에서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나왔다. 그때 '오빠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내가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는 뜻에서 동생이라고 얘기한 거다. 가운데 내용을 들어내 내가 (영식의) 연봉이 적어서 오빠처럼 안 느껴진다고 한 것처럼 나와서 좀 그랬다"고 당황함을 표했다. 이어 "연봉 얘기했을 때도 촬영인 줄 몰랐다. 마이크를 수거해간 후에 한 얘기였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제작진은 출연자가 비난받을 수 있는 상황인 걸 알면서 보호는 뒷전이었다. 결국 해당 장면은 방송됐고 옥순은 논란에 휩싸여 고충을 겪어야 했다.

이외에도 여성 출연자들이 적나라하게 메이크업하는 장면이나, 남성 출연자들이 옷 갈아입는 장면 등 숨기고 싶어 하거나 불필요한 장면을 편집 없이 내보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그만큼 출연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그러나 남 PD는 이 같은 사실을 망각한 듯 논란될 법한 내용을 편집 없이, 아니면 더 자극적으로 재구성해서 송출했다. 방송의 재미를 위한 연출이라고는 하지만, 출연자 보호라는 PD의 책무를 져버렸다는 지적을 방송업계 전반에서 끊임없이 받았다.

또 다른 문제는 자신과 함께 일한 스태프들과의 문제다. 이번에 나온 작가 폭로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특히 자신의 딸인 남인우 PD와 관련된 논란으로 방송가의 비판적 목소리가 커졌다. PD는 다른 스태프들과 힘을 합쳐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리더'로서의 자격 논란도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

남 PD가 '나는 솔로'를 성공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나는 솔로'가 출연자 보호를 포함한 방송계의 '룰'을 깨고 있다는 지적은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방송계 관계자들은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말한다. 남 PD가 그 선을 넘고 있단 지적이다. '나는 솔로' 시리즈가 끝난 뒤 남 PD에겐 어떤 수식어가 붙게 될지 방송계가 지켜보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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