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가 3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100일을 맞아 서울 중구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범수 본부장, 김규철 위원장, 박우성 팀장. / 김송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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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이용자가 직·간접적으로 유상 구매하는 아이템 중 구체적 종류·효과·성능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개정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게임물을 제작·배급·제공하는 사업자는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확률정보를 게임물과 인터넷 누리집 등에 이용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표시해야 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제도 시행 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24명의 모니터링단과 신고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시행 이후 총 1255건의 게임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졌다. 이중 266개 게임에 대해 위반사항이 적발돼 시정요청을 했고, 185건에 대한 시정이 완료됐다. 전체 시정요청 게임의 60%는 국외 게임, 40%는 국내였다. 박우석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정보관리팀장은 “현재 시정이 계속 진행 중이고, 시정이 되지 않은 5개 해외 게임에 대해서는 시정권고 조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게임 사업자의 정보공개 의무 위반이 적발되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1차로 시정요청을 하고 문체부가 2·3차로 시정 권고, 시정명령을 조치한다. 게임사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플랫폼·마켓·서비스별 인기 및 매출 순위 100위권을 기준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모니터링이 완료된 게임에 대해서도 업데이트가 진행될 경우 추적 조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도 시행 후에도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크래프톤이 지난 12일 출시한 배틀그라운드(PUBG) 뉴진스 협업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당초 크래프톤은 게임 속 공지된 확률정보 하단에 ‘4번의 누적 시 세트 도안을 획득하지 못한 경우 5회째 누적 도전 시 세트 도안을 100% 확률로 획득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5개 이상의 최고급 꾸러미를 구매하고도 아이템을 얻지 못했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팀은 배틀그라운드에서 출시된 뉴진스 협업 유료아이템 확률 오기재 논란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박 팀장은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조사는 우리도 하고 있다”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업자가 정정한 확률이 현재의 확률과 맞는지 확인하고 있고, 공정위는 확률을 잘못 표시한 경우 정정 전까지 소비자 기만을 한 행위에 대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국내 법 적용을 피해가는 외산 게임에 대해서도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법 미준수 외산 게임물의 경우 구글, 애플, 삼성,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의 자체등급분류사업자와 협업해 유통 금지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다만, 위반사항이 적발된 후 시정권고 단계에 있는 5개 외산 게임의 경우 아직 시정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 국내 유통이 금지된 게임은 없는 상태다.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본부장은 “국내법을 준수하지 않는 외국 게임에 대해서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체적으로도 제재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고, 이를 지키겠다는 회신도 받았다”면서 “해외 사업자의 확률 공개 의무 준수를 위해 영문으로 된 해설서를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를 통해 배포하고 영문 홈페이지에도 공개해 사업자들이 충분히 해당 내용을 인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앞으로 확률표기를 우회하려는 시도 등을 차단하기 위해 확률표기 기준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이용자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거짓 확률 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을 통해 사후 절차를 보완하고, 사업자에 대한 자료 요청을 통해 확률이 정확히 기재됐는지 확인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게임산업 이슈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게임이 오랜 기간 성장했던 만큼 그늘이 있던 것도 사실이고, 특히 확률형 아이템이란 비즈니스모델(BM)로 이용자들이 많이 화가 났었다”면서 “오랜 준비 기간 없이 지난 3월 22일 개정 법이 시행된 후 잘 정착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했는데 다행히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지켜지고 있다”고 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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