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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돌풍' 김희애 "그간 문제작 출연多...이제는 생활 연기 욕심" (종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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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유수연 기자] 배우 김희애가 작품 '돌풍'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돌풍’ 배우 김희애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달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에피소드가 공개된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설경구 분)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김희애 분) 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 공개 소감을 묻자, "저는 너무 좋았다. 설렘, 떨림이 있었다"라며 "근데 저희 일이 그렇다. 촬영할 때는 사람들하고 떨어져서 있지 않나. 그렇다고 계속 반응을 찾아보는 타입도 아니라, 시청자들의 반응을 오히려 체감으로 못 느낀다. 친한 친구들은 재미있다고, 좋게 이야기 해준다. 그런데 친구들이니까. 물론 저도 재미있었긴 했다"라고 웃었다. 특히 '돌풍'을 세 번씩이나 시청했다는 그는 "세 번을 보면서도 재미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새 작품을 계속 보는 느낌이었다. 제가 대본을 그렇게 열심히 외웠는데, 미처 놓친 부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부분이 있더라. 반성도 되기도 하고. 게다가 작품 자체가 지루했더라면 세 번까지 보지는 안봤지 않겠나. 다만 시청자들이 '돌풍'을 처음 대했을 때는, 따라오시기에는 굉장히 속도가 빠르겠다는 기분이 들었다"라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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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참여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희애는 "대본 자체가 처짐이 없이 빨랐는데, 또 촬영하면서 우리가 의식을 하고, 연기를 할 때도 빨리하려고 했다. 이후 편집하고, 편집해 주시는 분도 속도감을 좋아하셨다. 몇 번의 필터링을 통해서 굉장히 속도감 있는 결과가 되었다. 실제로도 (분량이) 엄청나게 편집됐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극 중 반전에 대해 "(따라가기) 좀 어려웠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하고 보고. 제가 세 번을 왜 봤겠나. 새로운 작품을 보는 거 같이, 계속 새로운 모습을 찾아냈다"라고 웃으며 "계속 놀라웠던 거 같다. 작품을 하다 보면, 마지막 회에 어쩔 줄 모르게 끝나는 작품이 많다. 그런데 '돌풍'의 매력은 매화가 마지막 회 같은, 다 쏟아붓는 면이었다. 끝났지? 싶으면 뒤엎는 반전이 많았다. 펜 하나로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싶었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그는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로 ‘권력 3부작’을 선보인 박경수 작가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김희애는 "리딩날 작가님은 처음 뵀었다. 그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놀라웠던 게, 저는 작가님이 대단한 커리어는 물론, 실력을 갖추고 계신 분이라 고집이나 신념이 너무 강해서 배우를 힘들게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그런 게 없으시고, 겸손하시고, 연기도 마음껏 하라 하고, 연출도 마음껏 하라고 하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제가 대사를 수정한 것도 없었다. 배우분들 스타일에 따라 고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고치면, 안 그래도 똑같은 연기를 할까 봐 겁나는데, 되도록 극본에 있는 어휘 처리를 그대로 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퀸메이커', '데드맨'에 이어 '돌풍'으로 연이은 정치 장르로 컴백했다. '연이은 정치물에 부담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김희애는 "그동안 출연했던 것들도 다 문제작이어서, 그런 건 전혀 없었다"라고 웃으며 "그런 건 다 소재이자 재료일 뿐이고, 연기자가 어떻게 연기를 하고, 연출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른, 새로운 창작물이자 음식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퀸메이커'도 그렇고, 약간 판타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모습을 담았던 작품이지, 정치는 재료일 뿐"이라며 "저는 정치도 잘 모르고, 아시다시피 이 이야기는 픽션이다. 한국 정치 현실이 워낙 다이나믹하다보니 기존 인물과 사건을 겹쳐서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다 극적인 스토리를 위해서 믹스된 이야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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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는 ‘박동호(설경구)’의 폭주에 맞서 차기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야심가 경제부총리 ‘정수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희애는 '정수진' 캐릭터에 대해 "알고 보니 악당이 아니었더라. 오히려 피해자인 면도 있다.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애정이 가는 캐릭터였다. 제가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처음에는 악당인 줄 알았는데, 이 사람은 정치적 욕심도 그렇게 없었던 거 같다. 정치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수진이는 나쁜 정치인이고, 박동호라는 되게 좋은 사람을 괴롭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근데 읽고 서사를 알게 되면서, 이 사람도 악당이 아니구나, 인간적인 사람이더라. 너무 매력적이더라"라고 돌아봤다. 그는 정수진의 최후에 대해 "앞으로 다시 정치를 할까 싶다"라며 "시즌2는, 안 될 것 같다"라고 웃었다.

설경구와의 호흡 후기도 놓치지 않았다. 설경구와 작품에서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김희애는 "'더문'에서는 이혼한 관계라 나와서, 거기서도 사이가 안 좋았다. 다만 '돌풍’에서도 사이가 안 좋지만, 두 사람은 처음에 같은 방향을 가던 동지였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길은 다르지만 수진이는 박동호가 되고 싶었던 여자였다. 게다가 남편이 박동호이길 바랐다. 서로 미워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더 믿었기에 더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설경구 씨는 제가 오랫동안 팬이었고,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영혼을 가지고 연기하시는 분 같다.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설경구 씨는 내성적이다. 자신의 역할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부부의 세계' 이후 재회하게 된 배우 김영민에 대해 "사실 오래도 아니고, 몇 년 전인데. 실제 하는 것보다 화면으로 봤을 때 연기가 너무 좋더라. 역시 기가 막히더라"라고 말하며 "다른 배우들에게도 자극을 무지 받았다. 예를 들어 이해영 씨가 제 남편으로 나오시지만, 오래전에 다른 작품에서 제 부하 직원 역할로 나오신 적이 있었다. 그때도 착하신 분인 건 알았는데, 되게 성실하게 꾸준히, 조용히 연기를 해오셨더라. 그 나이가 되면 정말 몸이 금방 망가지는데, 몸도 건강하게 유지하고, 연기도 오래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쉽게 빠지게 되는데, 정말 그런 연기가 아니다. 그런 연기를 하려면 집에서 엄청나게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배우 필드에서는, 연습 정도가 느껴진다. 입으로, 눈으로 외운 연기가 아니다. 정말 수만 번 외우고 해야 한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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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대한 소신도 전했다. 김희애는 "꼭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세월이 흐르면서 느꼈다. 옛날에는 '시청자분들이 내 연기를 잘 봤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다음에는 모니터 앞에 감독님 스태프들이 내 연기에 만족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내 앞에 있는 배우의 연기를 최대한 서포트 해주고 싶더라"라며 "물론 시청자, 감독님들이 잘 봐주시면 더욱더 좋겠지만, 지금의 스탠스는, 앞에 있는 배우가 저로 인해서 더 연기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페이스 메이커 같은 역할이랄까. 제가 또 나이도 들고, 제 동료나 선배도 있지만 후배들과 함께 할 때도 많지 않나. 제가 선배라고 해서 제 앞에서 위축되거나 경직되지 않고, 잘 연기를 하게 하는 게 제 목표 아닌가 싶다. 저도 충분히 칭찬도 많이 받고 했는데, (저 혼자) 도드라지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지도 않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더불어 연기에 대한 고민에 묻자 "해야죠. 젊은 후배들도 하는데, 제가 더 하지는 못할망정, 해야 한다"라며 "이제는 편안한 생활 연기를 하고 싶다. 저 (생활 연기) 잘한다. 너무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걸 해왔다. 대사도 드라마틱하게 텐션이 있는 걸 해왔다. 편안한 걸 원래 제가 잘하는 사람인데, 감독님들이 잊으신 거 같다. 제가 잘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저 다 된다. 그런데 센 캐릭터들만 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절절한 멜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아유"라고 탄식하며 "충분하다"라고 답해 웃음을 더했다.

한편 대통령 시해를 둘러싼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의 갈등과 정치판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강렬한 사건들을 밀도 있게 담아낸 ‘돌풍’은 오직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yusuo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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