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견을 치료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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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에 진출하려는 신생 회사들이 펫보험을 내세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펫보험 시장은 초기 형성 단계인 데다 수익성까지 검증돼 소규모 회사도 대형사와 경쟁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보험업계에선 신생 보험사가 출시하는 보험상품의 완성도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브라운은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에 보험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펫보험 소액단기전문보험(미니보험)회사로 사업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금융위가 마이브라운의 보험업 인가를 내리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이후 약 3년 만에 새로운 보험사가 탄생한다.
파우치도 연내 금융위에 보험업 예비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파우치는 국내 1호 펫보험 전문 보험사를 목표로 올해 초 시드투자(초기투자)를 유치했다. 파우치를 이끄는 서윤석 대표는 메리츠화재 출신으로 메리츠화재 재직 당시 국내 첫 장기 펫보험인 펫퍼민트를 개발했다.
신생 보험사들이 펫보험을 선택한 이유는 소규모 회사도 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펫보험 가입 건수는 10만9088건이다. 국내 반려동물 개체수는 약 799만마리로 추정되며 펫보험 가입률은 1.4%가량에 불과하다는 추산이 나온다. 잠재 가입 대상 인구가 수백만명에 달하기에 펫보험은 보험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또한 펫보험은 보험사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를 만큼 수익성도 검증됐다. 메리츠화재는 펫보험 시장을 선점하고 부가수익을 올리는 대표적인 곳이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에 장기 펫보험을 처음 출시했는데 직전 연도인 2017년, 메리츠화재의 보험수익은 6조4287억원이다. 이듬해 메리츠화재의 보험수익은 7조1073억원으로 뛰더니 지난해엔 8조3462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신시장이면서 동시에 수익성도 보장돼 새로운 보험사들이 펫보험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내에선 신생 보험사가 만드는 펫보험 상품의 완성도 및 상품 운영 역량이 이들의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각종 사망·건강보험은 기존 보험사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상품 개발과 발전을 거듭했다. 그렇기에 상품 완성도 측면에서 기존 대형 보험사가 소규모 신생 회사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펫보험은 상품을 만드는 단계부터 사람 대상 상품과 다른 개발 방식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상품 개발은 물론, 언더라이팅(가입심사) 및 보험금 지급에도 펫보험에 특화된 운영 방식을 도입한다면 작은 규모의 회사라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 역사가 오래된 미국·일본에서도 펫보험 전문사로 출범한 트루패니온과 애니콤 등이 펫보험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며 “얼마나 펫보험 전문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신생 회사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결정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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