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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금융권에도 ‘중대재해처벌법’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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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발생 때 지주 회장·CEO 책임 묻는 ‘책무구조도’ 도입

금융위 “권한·책임 일치가 핵심”…금융사 내년 1월2일까지 제출
내부통제 소홀 제재 근거…실제 시행은 규모 따라 6개월~3년 유예

불완전판매나 횡령 같은 금융사고 발생 시 금융지주사 회장·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까지 총괄 책임을 묻는 ‘책무구조도’가 3일 개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2일까지는 금융회사가 책무구조도를 제출·운영하더라도 CEO·임원 제재를 하지 않는 시범운영 기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개정 지배구조법 시행을 하루 앞둔 2일 책무구조도 관련 해설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의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사전에 특정하는 제도로, 금융사고 발생 시 CEO·임원 등을 내부통제 관리 소홀로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실제 시행은 업권·자산규모에 따라 6개월에서 3년까지 유예되며, 가장 먼저 금융지주사 10곳과 은행 53곳(외국은행 국내지점 포함)이 내년 1월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운영해야 한다.

해설서에 따르면 책무는 ‘내부통제의 집행·운영에 대한 책임’이라는 점에서 업무와 구별된다. 대표이사는 회사의 임직원뿐 아니라 업무에 영향력을 미치는 지주사 등 다른 회사의 임원에게도 책무를 누락·중복·편중 없이 배분해야 한다. 상위 임원(상급자)과 하위 임원(하급자)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상위 임원에게 책무를 배분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키는 것이 책무구조도의 핵심”이라며 “CEO나 임원 제재 자체보다는 대형 금융사고에 대한 예방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은행들이 법정기한까지 책무구조도 제출을 미루지 않고, 조속히 제도 운영을 시작해 금융당국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재를 적용하지 않는 시범운영, 조기 도입에 따른 비조치의견서 등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 중이다.

개정법에 따르면 책무구조도에 근거한 CEO·임원에 대한 신분 제재는 각 금융회사가 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이후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회사로서는 법정기한 이전에 조기 도입할 유인이 없었다. 실제 주요 금융지주·은행들은 이미 책무구조도 작성을 완료했거나 초안을 구축한 상태인데도, 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제출·운영 시점을 미루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범운영을 통해 각사가 마련한 책무구조도를 검증·수정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관련 제재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재 운영 지침’도 조만간 공개한다. 개정법은 CEO가 내부통제 기준 위반을 초래할 수 있는 성과평가지표나 복수 임원의 보고를 점검하지 않은 경우 등도 제재 가능하다고 보는데, 실제 제재 시 적용 가능한 구체적 지침을 정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임직원이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위반했더라도 ‘상당한 주의를 다한 경우’ 제재에 대한 면책·감경이 가능하다는 법령과 관련, ‘상당한 주의’를 판단한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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