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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법치 훼손… 미국에 왕은 없다” [美 대법원 ‘트럼프 면책’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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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데이비드서 복귀해 대국민 연설

트럼프 심판론 앞세워 대선 완주 의지

TV토론 후 여론조사 트럼프 6%P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면책특권을 사실상 인정한 결정을 강하게 규탄하고 ‘트럼프 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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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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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이후 ‘대선후보 교체론’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말을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보낸 뒤 이날 백악관으로 복귀, 대법원 결정에 대한 긴급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약 5분간의 연설에서 “미국에 왕은 없다. 우리 각각은 모두 법 앞에 평등하다”며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이는 대통령 또한 그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대법원의 결정은 법치를 훼손했다”며 “내 전임자는 4년 전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중단하기 위해 미 의회에 폭도들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인들은 올해 대선 이전에 (2021년) 1월6일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알 권리가 있다”며 “그러나 오늘 대법원의 결정으로 이는 매우 불가능한 일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제는 국민이 도널드 트럼프의 행위에 대해 심판을 내려야 한다”면서 “미국인들은 트럼프가 1월6일 자행한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이 공직에 적합한지를 결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향후 거취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심판론을 앞세워 대선 완주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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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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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공개된 패션잡지 ‘보그’와의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가족들은 그 90분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의 4년간 대통령으로서 시간을 재단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를 포함한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은 지난 주말 캠프데이비드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완주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이든 여사가 인터뷰를 통해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보그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항상 나라를 위해 가장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남편의 대선 완주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후보 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후보 교체론이 일단은 사그라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인 7월21일쯤에 바이든 대통령을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지와 별개로 TV토론의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버드대 미국 정치연구센터와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가 TV토론 직후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6월28∼30일, 유권자 209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를 얻어 41%를 얻은 바이든 대통령을 6%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TV토론 결과가 여론에 종합되기까지는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으로 유명한 칼 번스타인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익명의 소식통들이 지난 TV토론 때와 비슷한 상황을 지난 1년 반 동안 15∼20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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