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난민 58만명…유니세프 "성폭력·착취·학대 내몰려"
아이티 거리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가 갱단 난동으로 무법천지가 되면서 4개월 만에 30만명이 넘는 어린이가 난민 신세가 됐다고 유엔이 2일(현지시간) 집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서린 러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인도주의적 참사가 어린이들에게 파괴적 희생을 부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니세프는 지난 2월부터 기승을 부린 갱단 난동으로 58만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인 것으로 집계했다.
러셀 총재는 "떠도는 어린이들은 안전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면서 "국제사회가 지원과 자금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민이 된 어린이들은 학교 등 임시 쉼터에서 지내고 있으며, 열악한 위생 환경에서 질병 감염 위기에 내몰렸다고 유니세프는 짚었다.
특히 이들 어린이는 성폭력, 착취, 학대 등에 내몰리고 있으며,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강압적으로 갱단에 가담하게 된다고 유니세프는 우려했다.
유엔은 앞서 갱단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80% 이상을 장악했으며, 석달 만에 사망자 2천500명 이상이 나온 것으로 집계했다.
미주 최빈국으로 수십년간 빈곤과 자연재해,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려온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혼란이 가중되면서 행정과 치안이 무너진 상황이다.
유엔 출신으로 신임 총리로 임명된 게리 코닐이 이끄는 과도위원회는 지난달 새 내각을 꾸리고 국정 정상화에 나섰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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