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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총리, 프랑스 ‘극우 약진’에 “극우 악마화 시도 힘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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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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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승리한 것에 대해 ‘극우 악마화’ 시도가 힘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이탈리아 아든크로노스 통신에 “정치적인 차원에서 RN과 그 연대 세력이 1차 투표에서 분명한 성공을 거둔 것을 축하한다”며 “결선 투표에 관해서는 다른 나라의 정치·선거 역학 관계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좌파에 투표하지 않는 사람을 악마화하고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속임수에 넘어가는 사람은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10월 취임한 멜로니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재자였던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가장 극우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초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RN의 실질적인 리더인 마린 르펜에게 연대 제의를 받기도 했다.

멜로니 총리는 유럽에 극우의 시대를 연 정치인으로 평가받지만 집권 이후에는 온건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다.

정치적 유연성을 통한 외연 확장에 힘을 쏟은 결과 그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28.8%를 득표하며 2022년 9월 조기 총선(26.0%) 때보다 득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치러진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RN은 33.1%를 득표하며 1위를 차지했다. 1차 투표에 이어 7월 7일 2차 투표까지의 결과 RN이 1당을 차지해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 프랑스에서는 27년 만에 역대 4번째 ‘동거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EU를 강력히 지지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달리 RN은 EU와 유럽 통합에 회의적이며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EU가 ‘EU에 회의적인 프랑스’라는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과 함께 EU의 양대 축인 프랑스가 유럽의 통합에 회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는 것은 EU에는 큰 타격이며, EU의 정책 추진 능력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RN의 1당 등극으로 총리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최근 자당이 정부에 참여하게 되면 ‘자국 이익을 지키는 프랑스’의 귀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각종 EU 규정에서 예외를 적용받도록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RN은 ‘프랑스를 존중하지 않는’ EU 자유 무역 협정 재검토, EU 외연 확장 반대 등의 입장도 보인다.

프랑스 대통령의 힘은 의회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RN이 승리할 경우 여소야대 정국에서 EU 현안과 관련한 의사 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대혼란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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