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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무모한 도전’ 결말…사상 첫 극우와의 ‘동거 정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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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마린 르펜 국민연합 전 대표가 지난 30일(현지시각) 프랑스 북부 에낭보몽에서 총선 1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에낭보몽/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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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국민연합(RN)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성향 총리가 프랑스 정부를 이끌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의회 선거 패배 뒤 조기 총선 실시라는 ‘무모한 도전’에 나섰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는 시계 제로 상태에 놓였다.



1일(현지시각) 국민연합의 압승,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난 프랑스 총선 1차 투표는 지난달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확인됐던 극우 세력의 약진이 실제 ‘민심’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아직 2차 투표가 남아있지만, 예상대로 국민연합이 1당 자리를 차지하면 프랑스 정부의 정책에 대변화가 예상된다. 현지 언론 ‘르 피가로’는 이날 선거를 가른 주제가 ‘구매력(물가)’과 ‘이민’이었다고 짚었다. 국민연합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반이민 정책을 전면에 앞세우면서 △용이한 외국인 이슬람교도 범죄자 추방 △이민자에 대한 국가 의료 지원 폐지 등을 공약했다. 아울러 감세 정책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예산지원 삭감 △정년 연장 철폐 등을 통해 전통 지지층은 물론, 여성과 청년층 표심을 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결과는 유럽 전역에 불고 있는 반난민 정서, 경기 침체로 인한 정부 비판 여론의 확산과 맥을 같이 한다. 선거 결과는 유럽 전역에 반향을 일으켜 향후 다른 선거에서도 극우 세력의 영향력 확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조기 총선에서 참패하더라도 2027년 5월까지 2년10개월간 남은 임기를 채우지만, 극우 정당과의 ‘동거’ 상황에서는 정책적 노선 차이로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연금개혁, 기업 친화 정책 과제 등은 추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프랑스 5공화국 체제에서 지금까지 세 번의 동거 정부가 구성됐지만, 극우 정당 참여는 전례가 없다. 마크롱 대통령의 개인 정치 행보와 국제적 위상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각 정당은 다음 달 7일 2차 투표까지 표심을 모으기 위해 곧바로 ‘2라운드 선거운동’에 나섰다. 2차 투표는 등록 유권자의 12.5% 이상의 표를 얻은 후보들 또는 상위 2명의 후보가 대결하게 되는데 지역구별로 3위 후보가 사퇴해 2위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운동 기간 중 좌파 정당 연합인 ‘신인민전선’과도 각을 세웠던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연합의 1당을 저지하기 위해 이들과 손을 잡아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남은 일주일 동안 이어질 정당 간의 합종연횡으로 2차 투표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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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조기총선 1차 투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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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합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전 대표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유권자들이 마크롱 정부 7년간의 경멸적이고 부패한 권력을 끝내려는 열망을 투표로 명확히 보여줬다”며 2차 투표에서도 표심을 모아줄 것으로 호소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성명을 내어 “2차 투표에서 국민연합에 맞서 광범위하고 분명한 민주·공화적인 연합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신인민전선 지지자 수천명은 국민연합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이날 수도 파리의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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