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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잃어버린 6년, 버닝썬이 낳은 피해자들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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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버닝썬 게이트에서 시작된 '단톡방 사건'으로 연예계가 발칵 뒤집힌지도 5년이 지났다. 그 사이 승리와 정준영을 비롯한 관련 멤버들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으며 목격담 등을 통해 근황을 알리고 있다. 특히 승리는 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 중이며, 정준영과 최종훈은 연예계 복귀를 시도하는 듯한 행보로 공분을 자아내고 있는 바.

이들이 활개를 치는동안, '버닝썬'이 낳은 무고한 피해자들은 사건 종결 이후에도 자신들의 결백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녀야 했다. 이미 사건과 무관함이 밝혀졌음에도 여젼히 버닝썬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한 이들의 사투는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BBC 뉴스 코리아는 '버닝썬: K팝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의 취재 뒷 이야기가 담겼고, 이로 인해 버닝썬 사태가 5년만에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이 가운데 고준희는 웹예능 '아침먹고 가2'에 출연해 '버닝썬 여배우' 루머 해명에 나섰다. 고준희는 지난 2019년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이 단톡방에서 언급한 '투자자 모임에 초대하려고 했던 여배우'의 주인공으로 지목돼 곤욕을 치렀다. 당시 고준희는 루머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논란 여파로 출연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등 억울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고준희가 루머에 휩싸였던 것은 승리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이에 그는 "난 버닝썬이 어딨는지도 모르고 버닝썬에 가본 적도 없다. 그동안 시간이 지났다고 했는데, 그 몇 년 동안 아니라고 계속 이야기 했다. 그런데 그걸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것만 편집해서 나가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한 잡지 유방암 캠페인 행사를 갔다. 그 친구가 나와 같은 기획사였고, '셀카 하나만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줬다"고 셀카의 전말을 밝힌 고준희는 "회사에 연락해서 아니라고 얘기해주면 깔끔하게 끝날 것 같아서 얘기했다. 근데 회사에서는 방치했다. 회사에서 나가 혼자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런데 해명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인정한 꼴이 돼버렸다. 내가 계획한 작품이나 일들이 다 취소됐다. 아닌 걸 아니라고 해명할 수 있는게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끝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트시그널' 출신 배우 송다은 역시 버닝썬 사태 재조명에 힘입어 '마약 여배우'라는 오명을 씻고자 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근 몇년간 저에게 꼬리표로 따라 다닌 '클럽', '마약' 또는 '마약에 관한 어떤 특정할 만한 행동'을 일절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날 학교의 한 선배님이 같이 저녁을 먹자 했다. 그때 그 자리에 승리가 있었다. 제가 그 분의 학교 후배라는 걸 알고 잘 해줬다. 그 후에 라운지 클럽을 오픈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도와달라는 말에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아 동의를 했다. 그 당시 제가 했던 일은 문 앞에서 노트북에 입력 된 예약자가 누군지, 그 예약자 손님이면 팔목에 띠를 착용해주는 일을 했다. 첫 한 달만 도와달라는 말에 알겠다 했고, 한달 급여에 대한 내용은 증명할 수 있다. 일 하기 전에 보건증도 끊어야 한다 해서 구청에 가서 보건증도 끊어 가 불법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함께 사진을 찍은 것 역시 우연히 몽키뮤지엄 1주년 파티에 초대됐다가 상품권이 당첨돼 촬영한 것이라고. 송다은은 "저에 관한 버닝썬 풍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회사에서 기사를 냈지만 워낙 큰 사건이기도 했고 아무도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다른 여배우 선배님께서 잃어버린 6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저 또한 그랬다. 캐스팅됐던 모든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됐고, 진행하던 광고, 라디오 등등 실시간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매일매일 눈물로 절망스러운 나날들을 보냈다. 지금도 사실이 아닌 모든 상황이 실제로 제가 했던 것마냥 꼬리표처럼 따라다녀 난감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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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과 인연이 있다는 이유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단톡방 멤버로 오해받은 이들도 있었다. 최근 tvN '선재 업고 튀어'에 출연한 배우 이철우도 버닝썬 사태가 재조명되면서 억울하게 발목을 잡혔다. 이에 그는 "당시 회사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이 해당 대화방에 저는 포함되어있지 않았다"며 "제가 언급되는 대화방은 2016년 JTBC 예능 '히트메이커' 출연 당시 촬영에 필요한 스케줄과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 대화방'이었으며, 프로그램에 관련된 내용 외 사저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을 뿐더러 프로그램 종료 후 대화방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단톡방 사태가 알려진 후 그가 불법촬영물을 공유한 단체 대화방에 추가 연예인 멤버들이 더 있을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따라 '히트메이커'에 함께 출연한 강인, 정진운, 이철우에게 불똥이 튀었다. 하지만 이들이 있던 단톡방은 단순히 '히트메이커'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으며, 해당 단톡방 멤버들은 경찰 조사조차 받지 않은 전혀 무관한 인물들이었다.

실제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때에도 이철우를 비롯한 강인, 정진운 모두 "방송 촬영때문에 만든 채팅방", "그 이후에는 안부 외에는 쓰지 않았다. 그런 불편한 영상을 돌려본 적도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흥행으로 버닝썬 연루자라는 루머가 다시 주목받자 이철우는 재차 해명에 나서며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허위 사실과 악플들로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 지인들까지 고통받고 있다. 더 이상 무분별한 억측과 추측은 삼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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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할만한 정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정준영 단톡방'과는 무관함이 밝혀진 경우도 있었다. 용준형은 정준영 단톡방 멤버인 것처럼 보도돼 논란이 일었지만, 이후 보도된 채팅 내용이 짜깁기 된 것이며 용준형이 보냈던 메시지는 정준영이 2016년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1:1 대화방을 통해 나눈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정준영이 1:1 대화방에서 용준형에게 한 차례 부적절한 영상을 보냈으며, 상호 동의하에 촬영된 영상이라 할지라도 유포는 무단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영상을 본 용준형 역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용준형은 법적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팀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용준형은 지난 12일 "개인 메신저에 아무런 설명 없이 보내진 검은 화면에 보내진 동영상을 눌러보았고 그걸 눌러 확인하기 전엔 어떤 것인지 어떤 의도인지 알 수 없었다. 후에 저는 '그만해라, 이건 잘못된 거다'라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면서도 "저는 그 어떤 단체 대화방에 들어간적도 없고 입에 담기도 싫은 일들이 벌어졌던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해명글을 올려 오해를 바로잡았다.

이밖에 가수 에디 킴도 정준영 단톡방 멤버로 거론됐지만 문제가 된 승리, 최종훈 등이 있는 곳이 아닌 취미생활을 위해 개설된 단톡방이었으며 불법영상물을 촬영하거나 유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와 별개로 온라인상에 떠도는 선정적인 사진 한 장을 올린 사실이 확인돼 조사를 받았던 일이 '단톡방 멤버'인 것처럼 와전돼 알려졌다. 로이 킴 역시 에디 킴과 같은 취미생활 단톡방 멤버였으며, 모 연예인의 음란물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 사진이 합성된 사진임을 알리고자 블로그 내용을 한 차례 캡처해 공유했다가 덩달아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와 관련해 두 사람은 나란히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형사법상에는 일사부재리 원칙이 있다. 특정 사건에 대해 이미 판결이 확정됐을 경우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승리를 비롯한 버닝썬 관계자나 단톡방 멤버들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친 시점에서 죄에대한 법적인 처벌은 모두 받은 셈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그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건 관계자로 크고 작은 오해를 받은 이들을 넘어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는 점은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 될 것이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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