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명 '나를 나른다'
한 걸음 걸으면 다시 또 한 걸음 멀어지는 곳이 있다. 그래서 또 한 걸음 걷지만 다시 멀어지는 곳. 우리는 영원히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하며 한 걸음씩 걷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시시포스는 평생 큰 바위를 산봉우리에 올려야 하는 영원의 형벌을 받았다. 우리도 모두, 결국 미끄러지고 말 운명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시시포스처럼 삶을 나르는 중이다. 가죽부대 같은 몸을 이끌고,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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