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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겹치기 출연·묵은 작품…예측불가 편성에 난감해진 배우들[TF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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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제작·좁은 편성문 탓에 공개 시기 예측불가
"몇 년전 작품 때문에 연기력 퇴보 오해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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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제작 환경 변화로 겹치기 출연이 자주 생겨나며 배우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있다. 배우 권율은 최근 겹치기 출연의 대표적 사례다. /SBS, 베이스스토리, 아이오케이,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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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공미나 기자] 요즘 드라마 편성이 들쭉날쭉하다. 업계에 사전 제작 방식이 보편화됐으나 불황 탓에 편성문은 좁아지며 촬영을 마쳤음에도 방송사와 OTT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작품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시기에 편성되는 작품들이 생겨나며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는 배우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는 겹치기 출연이다.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과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서 동시에 출연하며 수목금토 연달아 시청자들과 만나는 배우 권율이 대표적 사례다.

권율은 '커넥션'에서 냉철하고 야망 넘치는 비리 검사 박태진을 연기하고 있다. 박태진은 고등학교 동창인 재벌 후계자 원종수(김경남 분)이 이끄는 카르텔 이너써클의 핵심 멤버로, 죽은 친구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는 등 나쁜 일을 일삼는다. 공교롭게도 권율이 '놀아주는 여자'에서 연기하는 장현우의 직업도 검사다. 반면 장현우는 박태진과 달리 착하고 다정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 작품 속 장현우는 고은하(한선화 분)를 사이에 두고 서지환(엄태구 분)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권율은 '놀아주는 여자' 제작발표회에서 겹치기 출연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놀아주는 여자'를 먼저 촬영한 후 '커넥션'을 최근까지 찍었다"고 설명하며 "시장이 지금 불안정해서 편성 시기를 알 수 없었는데 공교롭게 수목극과 금토극을 같은 주에 시작하게 됐다. 본의 아니게 죄송하고 제 의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놀아주는 여자'에 함께 출연 중인 그룹 DKZ 멤버 겸 배우 재찬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MBC 금토드라마 '우리, 집'에도 동시에 출연하며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그가 '놀아주는 여자'에서 연기하는 이동희는 서지환이 이끄는 기업 목마른 사슴의 막내 직원이자 대표 비서다. 반면 '우리, 집'에서 연기하는 최도현은 겉으로는 완벽한 가정의 외동 아들이지만 남모른 비밀을 감춘 인물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A 씨는 "과거 드라마 겹치기 출연은 방송사 간 불문율이었다. 요즘 불문율은 깨졌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같은 시기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시청자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에 곤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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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진세연 양혜지 이종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출연하는 '나쁜 기억 지우개'는 촬영을 마치고 2년 만에 시청자들과 만난다.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어썸이엔티, 더블랙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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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씩 묵힌 작품들도 뒤늦게 공개되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다. 일례로 그룹 JYJ 출신 김재중이 출연하는 MBN 금토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는 2022년 2월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긴 시간 편성을 받지 못하다 최근 MBN에 편성돼 2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지난해 2월 촬영을 마친 김소현 채종협 주연 드라마 '우연일까'도 최근 tvN 월화드라마에 편성돼 1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세계관을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 '비긴즈 유스'도 2021년 10월 촬영을 마쳤으나 약 2년 반 만에 팬덤 기반 콘텐츠 유통 플랫폼 엑스클루시브를 통해 공개됐다.

이처럼 촬영을 마친지 오래된 작품이 공개되면 배우들의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지 못 하기도 한다. 한 소속사 관계자 B 씨는 "주연급으로 성장했는데 서브 주연 급으로 출연한 작품이 이제서야 공개되면 배우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 C 씨는 "2~3년 전 찍어 둔 작품이 뒤늦게 공개되면 억울한 상황이 생긴다"며 "최근작에서 배우의 연기력이 과거보다 많이 늘었는데, 몇 년 전 어설픈 연기를 했던 작품이 공개되면 배우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웬만큼 잘 만든 작품이 아닌 이상 묵힌 작품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C 씨는 "1~2년만 지나도 시청자 눈에는 스토리, 대사, 의상 등이 올드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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