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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백상 인터뷰③] 박인제 감독 "'무빙'이 고윤정·이정하 키웠다? 오히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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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대상을 수상한 강풀 작가, 박인제 감독, 함진 프로듀서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NEW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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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을 날아오르게 만든 장본인, 작가·감독·프로듀서 3인방이다.

지난 5월 7일 진행된 '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디즈니+ 시리즈 '무빙'은 대상을 비롯해 극본상(강풀)과 남자 신인연기상(이정하)을 품에 안았다. 이변 없는 수상 결과였다. 특히 수많은 배우, 제작진의 노력이 더해져 탄생한 시리즈인 만큼, 개인이 아닌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필연적으로 대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강풀 작가, 박인제 감독,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함진 프로듀서 세 주역에게 있다. 원작 작가이자 처음으로 드라마 작가로 변신해 호평을 한몸에 받은 강풀, 그림을 영상으로 만들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연출자 박인제, 여러 흥행 영화를 거쳐 처음 도전한 드라마까지 흥행에 성공한 프로듀서 함진까지. 세 사람의 고민과 노력, 갈등과 화합, 고난과 행복이 고스란히 '무빙'에 담긴 덕분이다.

시상식 한 달여 후, '무빙'의 세 주역을 다시 만났다. 자신의 작품처럼 낙천적이고 따뜻한 강풀 작가, 촌철살인 입담 속에 특유의 유머를 품은 박인제 감독, 대작의 프로듀서답게 포근한 포용력을 가진 함진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눴다. '무빙' 만큼이나 흥미로운 세 사람의 '수다 티키타카'가 펼쳐졌다.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싸운 적은 없나요.

강풀 작가(이하 강) "이사님하고는 항상 사이 좋고요. 감독님하고는 가끔 의견이 갈리긴 하지만.(웃음)"

박인제 감독(이하 박) "작품을 할 때 그런 게 없으면 망해요. '오케이맨'만 있으면 반드시 잘 안 돼요."

강 "많이들 박인제 감독님이랑 사이 좋냐고 물어보던데요. 하하하."

박 "제가 인성이 워낙 좋아가지고."

함진 프로듀서(이하 함) "뭔가 어떤 상황을 놓고 두 분 입장이 다를 수가 있잖아요. 두 분 다 남한테 상처주는 말을 한다든지, 성질을 낸다든지 이런 게 별로 없어요. 어떤 사안을 갖고 서로 다른 입장이어서 갈등 관계는 있을 수 있지만, 그걸 갖고서는 상처 주는 말을 할 성격들이 진짜 아닌 거예요."

-박인제 감독님은 드라마의 맛을 이제는 잘 아시겠어요.

박 "드라마가 좋죠. 연출료도 많이 주고.(웃음) 장난이고, 상대적으로 흥행 걱정을 덜 하게 되는 면은 있는 것 같아요. 영화는 진짜 잔인해요. 한 주 극장에 걸리고, 예매율이 기대보다 낮으면 거기서 그냥 끝나거든요. 감독들이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에서 10년을 이렇게 준비하는데 단기간에 그냥 끝나잖아요. 이제는 관객들이 정말로 솔직해져서, 그냥 재미없으면 극장에 안 가요. 영화를 했던 저로서는 슬프고 그러기도 해요. 물론 장점도 있어요. 요즘엔 롱런하는 영화들이 많아서, 괜찮은 영화들은 입소문으로 길게 가더라고요. 드라마로 다시 돌아가자면, 드라마는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 수 있어서 좋아요. 긴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거죠. 영화와 드라마는 그냥 시랑 소설의 차이인 것 같아요. 어떤 시를 봤을 때 상상력이라든지 여운이라든지 이런 감정하고, 소설을 읽었을 때 서사나 캐릭터의 매력이라든지. 영화는 시 같고, 드라마는 소설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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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대상을 수상한 강풀 작가, 박인제 감독, 함진 프로듀서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NEW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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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작가님은 만화도 계속 하시는 거겠죠.

강 "병행하고 싶어요. 근데 백상에서 기안84랑 침착맨을 만나니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사실 만화를 그린다는 건 진짜 힘든 일이에요. 저녁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해요. 일주일에 기본적으로 3일은 집에 못 들어갔고요. 집에 가도 잠만 자고 나오는 일상이에요. 솔직히 시나리오를 쓰면 저녁에 퇴근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또 다른 점은 같이 의논할 사람이 있다는 거죠. 만화 그럴 때는 모든 게 다 제 책임이거든요. 같이 의논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거예요. 만화 그릴 때보다 상상력이 더 많아지기도 했어요.(웃음) 100대 1로 싸우는 장면은 만화로 그리려면 너무 힘드니까 잘 안 하게 되는데, 시나리오를 쓸 땐 '어떻게든 해주겠지'하며 써요. 하하하. 그럼에도, 아직까지 마음 한 구석에는 '만화로 돌아가야 된다'는 마음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아직 작업실을 철거 못하고 있어요. 제 작업실이 쓸데없이 크거든요. 극본 작업의 재미를 알게 됐지만, (만화는) 항상 돌아갈 친정 같은 느낌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써봐서 적응이 힘들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적응을 다 하셨군요.

강 "그 이전(만화를 그릴 때는)에는 나만 알아먹으면 되는 거였고, 이제는 배우들과 감독도 뭔 말인지 알아야하니까요.(웃음) 차라리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문장력이 떨어지는데, 남도 알아들을 극본을 써야 하니까요. 일반적인 극본은 못 쓰겠다고 말하고, 만화 콘티 그리듯이 글을 쓰게 됐어요."

-'무빙'이 키운 신인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죠.

함 "오랫동안 함께 촬영을 했다 보니까 자식을 키운 느낌이랄까요.(웃음) 봉석이하고 희수 같은 경우는 너무 중요한 역할이라 오디션을 진짜 많이 봤어요.지금 다른 작품에서 주연급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20대 초중반의 웬만한 배우들은 다 와서 본 것 같아요. 함께 하게 된 3명의 배우들이 잘 돼서 진짜 너무 기쁘죠. 다들 연기들을 잘했고, 극 중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다들 되게 비슷해요. 도훈이는 정말 반장처럼 모범적이고 굉장히 뭐든지 다 잘해요. (이)정하는 봉석이처럼 워낙 순수하고 착해요. (고윤정) 희수는 진짜로 그 예쁜 얼굴하고 다르게 털털하고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캐릭터하고 더 잘 어울려서 정말 시너지가 200배 난 것 같고 너무 기뻐요."

-세 배우는 세 분에게 감사해야 되겠어요.

박 "자기가 잘한 건데요. 반대로 제가 고맙다고 해야죠. 그들이 잘해서 잘 됐으니까요. 너무 고마워요. 현장에서 말썽도 안 피우고, 너무 착하고 열심히 해줬어요."

강 "저는 캐스팅에는 관여하지 않았어요. 마지막 오디션에서 누가 올라왔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들었어요. 감독님이 다 한 거예요. 처음에는 영상으로만 봤었거든요. 영상으로 봤을 때도 괜찮은데, 첫 미팅하면서 봤더니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감독님에게 '지금 오는 친구들이 (캐릭터와) 가장 가까운 것 같아'라고 했어요."

박 "저희가 키우긴요. 다 자기들이 잘나서 잘 된 거예요. 이미 다 커가지고 우리한테 온 거죠.

함 "(고)윤정이는 원래 그렇게 예쁘기로 유명한 아이였어요. (이)정하는 얼굴도 조그맣고 말라서, 감독님이 계속 '살 찌울 수 있겠어?'라고 물었었죠. 그랬더니 '잘 할 수 있습니다! 먹는 거 좋아합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한 달에 한 번씩 볼 때마다 진짜로 얘가 계속 커져있는 거예요."

박 "근데 힘들었을 거예요. 몸은 커지는데 얼굴까지는 살이 잘 안 올라서."

함 "봉석이는 원래 잘생겨서, 통통하면 더 귀여워요."

박 "그런 거 보면 배우들은 타고나는 거예요. 하늘이 내려주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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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대상을 수상한 강풀 작가, 박인제 감독, 함진 프로듀서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NEW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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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의 차기작이 궁금해요.

함 "올해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건 시리즈 두 편과 영화 한 편이에요. 디즈니+에서 7월 3일에 '화인가 스캔들'이 공개돼요. 이제 한창 예고편과 포스터가 나오고 있어요. 김하늘, 정지훈 배우가 주인공이고요. 그 다음 8월에 박훈정 감독님의 '폭군'이 4부작으로 공개돼요. 하반기에는 김대우 감독님의 '히든 페이스'가 개봉할 것 같아요."

박 "저는 뭐 그냥 계속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소재나 방향은 정해졌는데, 아직 공개하기엔 이르고요. 시리즈물이 될 것 같아요."

강 "박인제 프로젝트래요. '제목이 뭐야' 물어봤더니 박인제 프로젝트라고만 이야기하셔가지고.(웃음)"

박 "좀 멋있는 말 없나…. 프로젝트는 너무 촌스럽지 않나….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강 "저는 '조명가게'가 후반 작업 중이고요. 하반기에 공개될 거 같아요. 또 준비 중인 게 있는데, 아직 오픈할 시기는 아니어서 '강풀 프로젝트'라고 할게요. 하하하."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박정선 기자,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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