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이 주관하는 이번 대선 토론회는 주요 경합지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현지시간으로 27일 오후 9시, 한국시간으로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약 90분간 진행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TV 토론 참석을 위해 도착한 상태며 CNN방송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토론장 인근 분위기 등 라이브 업데이트를 우르르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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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회 규칙 보니...현장 청중도, 사전 준비자료도 없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면 토론은 2020년 10월23일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들은 사전 합의된 규칙에 따라 메모용 펜과 종이, 물 한병만 들고 이날 스튜디오 토론대에 오르게 된다. 동전 던지기로 바이든 대통령은 화면 오른쪽을 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왼쪽에 서는 대신 마무리 발언 기회를 얻게 됐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8피트다.
스튜디오에는 현장 청중도 없다. 이에 따라 기존 캠페인 현장들과 달리 후보자들의 발언에 대한 그 어떠한 박수나 야유도 나오지 않는다. CNN은 이번 토론회의 가장 큰 변화중 하나가 이처럼 실시간 청중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자들로선 자신의 발언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을 알 수 없고, 토론 과정에서 흥분하면서 자칫 실언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이번 토론회에서는 미리 작성한 메모나 준비자료 지참이 금지됐다. 또한 후보자들은 토론 중 두 차례의 상업 광고시간에도 캠프측 참모들과 소통할 수 없다. 이번 토론회가 각각 81세, 78세인 후보자들에게 늘 따라붙는 '고령 논란'을 떨치고 인지능력과 순발력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쏟아지는 배경이다.
토론대에 선 후보자들은 사회자의 질문에 각 2분씩 답변할 수 있다. 반박에는 1분이 주어진다. 또한 상대방이 발언할 때는 마이크가 음소거된다. 이는 2020년 대선 토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자,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닥치라고 화를 내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던 것을 고려한 결정이다. 후보자들의 시야에 위치한 불빛은 발언 시간이 15초 남았을 때 노란색으로 바뀌고, 마지막 5초가 남았을 때 빨간색으로 깜빡이게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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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누가 실수하지 않느냐'
결국 관건은 '누가 실수하지 않느냐'가 될 전망이다. 고령 논란에 휩싸인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이 90분간의 토론회에서 실언하거나 집중력을 크게 잃는 모습을 보일 경우 표심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면 3월 국정연설 당시와 마찬가지로 장시간에도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고령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고령 논란과 각종 말실수에서 자유롭지 않다. 마찬가지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언론들은 앞서 2020년 대선 첫 TV 토론회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에 흥분하며 실수로 이어졌던 사례를 꼽았다. 특히 유권자들이 지나치게 무례하다, 비상식적이다 느낄 정도로 공격적인 발언은 해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동시에 양측의 공격도 상대의 약점을 찌르고 침착성을 잃게 하는 데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CNN은 "바이든 캠프측이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트럼프 캠프측에서 제기할만한 정책 전반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조롱하고 모욕할 가능성'도 대비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바이든 캠프가 토론 중 ‘진짜 트럼프’를 자극할 수 있는 송곳 같은 말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요 쟁점으로는 사법리스크, 경제, 이민, 낙태, 이스라엘 전쟁을 비롯한 대외정책 등이 손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범죄자'라고 칭하며 공격적으로 사법리스크를 앞세울지도 관건이다. 이날 바이든 캠프측은 낙태, 1·6 의사당 폭동 사태, 트럼프 사법리스크 등과 관련한 유료 광고 캠페인을 앞세운 공세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이민정책에 불만이 있는 유권자층을 집결시키기 위한 공세를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날 토론회 자리에 자신의 러닝메이트가 참석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의 여론조사 추적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각각 46%, 4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최근 공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어느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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