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서 “尹, 음모론적인 말 술술 말해” 주장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일각의 ‘음모론’을 바탕으로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 앞서 녹지원에서 차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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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장은 2022년 12월5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며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는 국가와 지방단체가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사고 예방 노력을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장관 본인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며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김 전 의장은 적었다.
또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썼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 표지. 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
김 전 의장은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윤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며 “윤 대통령의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 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꾹 참았다”고 적었다.
또 “대통령이 결정하지 않으면 주변 이들이 강하게 진언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무도 대통령에게 ‘노’(NO)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라며 “윤석열정부의 앞날을 가늠하게 된 첫 지표”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
대통령실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은 특히 차선 한 개만 개방해도 인도의 인파 압력이 떨어져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데도 차선을 열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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