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전 국회의장(왼쪽)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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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지난 26일 출판기념회에서 공개한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 1961-2024, 이 나라의 열 정권을 돌아보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장했습니다.
회고록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지난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윤 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의장은 "이상민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그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는 행안부 장관이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의 총괄·조정 책임자로 규정되어 있다"며 "장관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장관 본인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윤 대통령에게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하게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김 전 의장이 "그게 무엇이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이상민 장관을 물러나게 한다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회고록에 기록되었습니다.
김 전 의장은 이 발언을 듣고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 윤 대통령의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 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고 회고록에 적었습니다.
김 전 의장은 또한 "대통령이 결정하지 않으면 주변 이들이 강하게 진언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무도 대통령에게 '노'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가늠하게 된 첫 지표"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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