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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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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밀매 관여‘ 온두라스 전 대통령, 미국서 징역 45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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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시절 ‘법과 질서’ 강조
취임 후 밀매 조직과 결탁
400톤 코카인 밀반입에 관여
뇌물 수수해 부정선거 자금 사용


매일경제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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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55) 온두라스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의 마약 밀반입에 관여한 죄로 미국 법원에서 중형을 받았다.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은 마약밀매 등 혐의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해 26일(현지시간) 징역 45년과 벌금 800만 달러를 선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2014∼2022년까지 온두라스 대통령직에 재임했다. 대통령 당선 당시 그는 자신을 ‘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후보로 소개했으며, 온두라스 내 마약 범죄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공약과는 달리 그는 임기 중 마약 밀매 조직과 결탁, 최소 400톤에 달하는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는 이미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4년부터 마약밀매업자와 결탁해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코카인을 들여와 이를 미국으로 보내는 데 관여한 것으로 미국 검찰은 확인했다. 검찰 측은 “그는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마약 밀매업자들과 손잡고 부패하고 잔인하게 폭력적인 제국을 건설했다”고 밝혔다.

마약 밀매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그는 업자들로부터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막대한 뇌물의 대가로 그는 그들이 법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기도 했다. 거액의 뇌물은 정부 관료들을 매수하거나 부정선거를 위한 자금으로 쓰였다.

판결 이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나는 무죄이며 정치적 보복의 희생양”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나는 낙관주의자이며 진실은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면 재판부는 그를 두고 ‘권력에 목마른 두 얼굴의 정치인’이라며 “배심원단 역시 2주 동안의 재판기 동안 자신을 변호하는 그의 ‘세련된 태도’를 간파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5000만 달러 이상의 마약 퇴치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에게 “마약 밀매와의 싸움에서 온두라스는 미국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나이를 고려할 때 사실상 앞으로 남은 일생을 감옥에서 보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유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온두라스 국회의원을 지낸 그의 동생도 마약밀매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미국에서 복역 중이다.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전 대통령 선고 공판이 열린 이날 맨해튼법원 앞에서는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부패 행위를 비난하는 시위도 펼쳐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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