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안 맞았으면 축구 더 잘했다"…손흥민父 논란에 박지성 재조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박지성의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의 일부 내용. 사진 커뮤니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축구선수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SON축구 아카데미' 감독이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박지성 전 축구선수의 자서전이 재조명됐다. 과거 축구계 폭행의 악습에 목소리를 냈던 박지성 부자의 발언이 손웅정 감독의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지난 26일 손웅정 감독 등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박지성이 축구센터를 지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은 박지성이 2006년 출간한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서술한 스포츠계에 존재하는 폭력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박지성은 자서전에서 "학창 시절 셀 수 없을 정도로 두들겨 맞으면서 난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후배들을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내가 최고참 선배가 됐을 때, 난 후배들에게 손을 댄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썼다. 이어 "날 때린 선배들에게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게 대부분"이라며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선배에겐 저절로 (후배들에 대한) 권위가 생겨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박지성의 자서전『멈추지 않는 도전』 일부 내용. 사진 커뮤니티 캡처



이와 관련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도 "가끔 지성이가 '만약 내가 맞지 않고 축구를 배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축구를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한다"며 "아들이 (유소년) 축구센터를 세운 이유도 더 이상 아이들이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축구를 배우기보다는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축구를 자유로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박지성의 모친 장명자씨 역시 "학창 시절 멍이 시퍼렇게 들도록 맞고 들어와 혹시나 엄마 눈에 눈물이 맺힐까 봐 친구하고 부딪쳐서 그렇게 되었다며 겸연쩍게 씩 웃던 속 깊은 네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축구계에 만연했던 강압적 분위기와 폭력에 반대해 온 박지성 부자의 발언은 아동학대 논란에 휘말린 손웅정 감독의 모습과는 대비된다.

네티즌들은 "폭력은 절대로 훈육이나 교육이 될 수 없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강압적인 훈련은 아닌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스포츠계의 폭행 악습이 사라져야 한다며 의혹을 받고 있는 손 감독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앙일보

축구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3월 'SON아카데미'를 다니던 학생 A군 측은 손웅정 감독과 코치진 2명을 아동복지법상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A군은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A 코치가 코너킥 플라스틱 봉으로 허벅지 부위를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 "경기에 졌다는 이유로 선수들에게 일정 시간 안에 골대에서 중앙선을 찍고 되돌아오는 벌을 내렸고, 늦게 도착한 일부는 엎드린 자세로 맞아 허벅지가 붓고 피멍이 들 정도였다", "작년 11월 이후 감독 등으로부터 경기 중 실수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심한 욕설을 들었다"는 등 폭행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손웅정 감독은 논란 당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히면서도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