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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파리에 애국가"… 태극전사들 '금빛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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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6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배드민턴 국가대표 서승재와 강민혁이 훈련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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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파리올림픽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26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국가대표 선수들 얼굴에는 전쟁터에 나서는 장수 같은 비장함이 가득했다. 몇몇 선수들은 곳곳에 설치돼 있는 '파리에 태극기를' 배너 앞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날 대한체육회는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파리올림픽 D-30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메달 유력 종목으로 꼽히는 양궁, 수영, 태권도, 배드민턴 등의 주요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참석해 출전 각오와 목표를 밝혔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선수는 양궁의 김제덕이다.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제덕은 다시 한번 시상대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두 번째로 출전하는 올림픽도 잘해보고 싶다. 앞선 도쿄 대회 때처럼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하려고 한다"면서 "최우선 목표는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이다. 3연패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꼭 잡고 싶다. 30일간 준비를 잘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파리올림픽 파이팅"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둔 태권도 박태준과 역도 박혜정, 유도 김하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세 선수는 "올림픽은 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항상 누비고 싶었던 꿈의 무대다. 긴장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준비한 것만 보여주면 파리에 애국가가 울려 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됐던 도쿄 대회로 인해 3년 만에 열리게 된 파리올림픽에는 206개국에서 선수 1만500여 명이 32개 종목에서 금메달 239개를 놓고 경쟁한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21개 종목, 14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출전 선수 수는 직전 도쿄 대회(232명)의 60% 수준밖에 되지 않고 1976년 몬트리올 대회(50명) 이후 48년 만에 100명대 선수단을 기록하게 됐다.

선수단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이날 대한체육회는 직전 도쿄 대회 때와 비슷한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권이라는 파리올림픽 목표를 공개했다. 도쿄 대회 때는 금메달 6개를 포함해 총 20개의 메달을 따내 종합 16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대회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새로운 도전이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올림픽을 누비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이라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수만 시간의 훈련을 견딘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개막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준비해 목표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새벽 훈련과 산악 훈련 등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와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재근 선수촌장은 "훈련 방식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지만 선수촌에서는 운동에만 집중해야 한다. 새벽 훈련은 주 4회씩 진행하고 2주에 한 번씩 산악 훈련을 하고 있다. 새벽 시간대에는 선수촌 숙소 내 인터넷 와이파이를 차단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종목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훈련을 하는 건 아니다. 산악 훈련을 하는 건 단합의 의미다. 2주에 한 번씩 모여 서로 얼굴을 익히고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일깨우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단 분위기가 조금씩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만큼 파리올림픽 개막이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가장 기대하는 종목은 양궁이다. 홍승진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은 "파리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영도 이번 대회에서 여러 개의 메달을 따낼 유력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수영 국가대표팀의 막내로 참가해 자유형 100m 5위, 200m 7위를 차지했던 황선우는 이번에는 반드시 시상대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노력과 경험의 힘을 믿고 자신 있게 경기를 치르려고 한다. 네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출전하는 계영 800m에서도 기분 좋은 소식을 반드시 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체육회는 더위와 테러 등 변수가 많은 파리올림픽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강선 선수단장은 "대회 기간 40도가 넘을 정도로 파리 날씨가 무덥고 숙소에 에어컨이 없다고 해 쿨링 조끼 등 여러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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