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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인터뷰] '삼식이 삼촌' 신연식 감독 "송강호의 다채로운 면모 담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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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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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의 도전은 계속된다.

2003년 데뷔한 후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해온 신연식 감독. 이번엔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혔다.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이기도 한 디즈니+ 시리즈 '삼식이 삼촌'이다.

최근 전 회차가 공개된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송강호(삼식이 삼촌)와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변요한(김산)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렸다.

글로벌 OTT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소재로 16부작의 긴 호흡을 이끌어갔다. 대본을 쓰고 연출도 했다. 당시 시대상을 세심하게 그리기 위해 소품 하나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송강호를 비롯해 변요한, 이규형 등 호화 캐스팅을 완성해 열연을 끌어냈다. 신연식 감독이 아니라면 쉽지 않았을 도전이다.

"딱히 취미가 없어서 언제나 작품 이야기만 한다"며 웃어 보인 신연식 감독은 "낯설면서 신기하다"며 '신인' 드라마 감독이 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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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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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드라마를 끝낸 소감이 궁금하다.

"희한하다. 기술적으로는 차이가 없을 수 있는데, 묘하게 다르다. 다른 맛이 있다. 매체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다. 뭐가 좋다, 나쁘다고 말하기 힘들다. 분명히 다른 맛인데, 말로 설명하기가 정말 힘들다. 기분도 다르고 뭔가 다르다. 작품이 공개될 때, 긴장 등의 감정이 드는데, 그 감정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극장에서는 관객분을 만날 일이 많은데, 그게 조금 차이가 있다. 집에서 시청하는 분들은 만나기 힘드니까.(웃음)"

-반응을 살피기도 더 힘들었을 것 같다.

"그렇더라. 영화도 극장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지만, OTT는 채널이란 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지상파는 지상파대로 더 다를 것 같고, 재미있는 경험인 것 같다. 낯설고 신기하다."

-신인 드라마 감독으로서,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를 느꼈나.

"영화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캐스팅을 하고, 투자가 된다. 근데 드라마는 대본이 다 안 나온 상태에서 캐스팅을 하고 투자를 한다. 거의 그런 경우이지 않나. 4부까지 쓴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배우들을 만나서 '당신 죽을 거야'라고 말로 했다. 진기주는 기자가 되는 걸 모르고 있었다.(웃음) 촬영하면서 대본을 쓰는 게 육체적으로는 힘들다. 배우들과 소통하면서 대본을 쓰는 건 나름의 장점이긴 하다."

-송강호와 감독님,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드라마를 하자고 한 건가.

"드라마를 하자는 건 아니었다. 송강호도 그렇고 변요한, 서현우나 배우들의 성향이 취미가 없다. 만나면 작품 이야기밖에 안 한다. 사석에서 다른 이야기를 안 한다. 만나면 작품 이야기만 네다섯개씩 한다. 그중에 진짜 만들어지는 작품이 생기는 거다. '드라마를 하자'고 이야기한 게 아니라, 삼식이 삼촌 캐릭터에 대해 간간이 이야기했다. 이야기가 구체화됐을 때, 자연스럽게 긴 이야기가 됐다. 짧은 서사로 묘사하기보다, 두 시간에 녹이기엔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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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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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송강호여야 했나.

"기획을 같이 한 건 아니다. 늘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데, 꼭 선배님과 하려고 한 건 아니었을 거다. '삼식이 삼촌'을 썼을 때, 선배님하고 하면 좋겠다고 했다. 두 시간짜리 이야기에서는 무서운 송강호, 재미있는 송강호 이렇게만 되지 않나. 저도 관객 입장에서 (송강호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 송강호는 잘 할지, 못 할지 의심할 사람은 아니니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페이소스, 삼식이 캐릭터가 가진 페이소스를 선배님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기 맛집이다.

"진짜 산지에서, 배에서 잡은 거 낚은 거다.(웃음) 모든 배우가 다 그랬다."

-티파니는 왜 캐스팅했나.

"티파니는 연기 경험이 많지 않기는 하다. 다른 배우들이 다 캐스팅된 이후에 섭외됐다. 정말 너무 뜨거운 배우들만 모였다. 뜨겁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면 데여서 나갈 분위기였다. 그 정도의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만 들어와야 했다. 티파니는 연기 경험은 없지만, 소녀시대를 오랜 시간 해온 열정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연기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변요한이나 다른 배우들이 같이 도와준 것도 있다. 티파니가 영어 대사나 이런 면에서 도움을 주기도 했다."

-글로벌 OTT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공개했는데.

"제가 작품을 하는 이유와 목적은 실제 우리가 사는 삶의 실제적인 감정, 고통의 원인을 규명하고 찾고 싶어서다. 그런 관점으로 봐주길 바라서다. 꼭 한국의 역사여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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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을 만들며 힘들지 않았나.

"시대극은 정말 돈이 많이 든다. 다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제약이 있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오픈 세트 공간을 최대한 서사에 쓸 수 있게 디자인했다. 큰 대로변만 만드는 게 아니라 골목을 오밀조밀하게 만들었다. 시대를 볼 수 있는 거시적 공간과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미시적 공간을 함께 만들었다."

-시즌2가 나올 수 있나.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긴 한데, 찍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하긴 했다. 하하하."

-처음엔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 마무리가 아쉽다.

"예산이 작든 크든 늘 최선을 다한다. 작품을 하는 이유, 목적에 부합되게 최선을 다한다. 그것만으로도 사실은 벅차다. 어떤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지금은 없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의도대로 받아들이시는지, 즐기시는지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복기하고 싶다. 지금은 저에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송강호는 어떤 파트너인가.

"파트너란 표현은 어색하고, 선배님이나 저나 취미가 없고 성격이 급한 면도 있다. 어쩌다 보니 작품을 연달아 하게 된 거다. 결국은 천성과 관성이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하다 보니 그렇게 왔다. 하다 보니까 연달아 함께 하게 돼서 너무 즐거웠다. 여태까지의 순간들이 감사했다. 송강호 선배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다 좀 배가 부르다? 배우와 감독이 만나는 건 서로 의지가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 선배님과 내가 앞으로 같이 하자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돼야 하는 거다. 우리끼리의 의지로는 절대 안 된다. 감사하게도, 우연히 연달아 작품을 하게 된 것도 감사하다. 호사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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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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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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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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