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반군 모두 관련"…세계식량계획, 인도주의시설 보호 촉구
미얀마 라카인주 |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과 저항군 간 내전 속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유엔 현지 창고가 파괴됐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창고가 지난 23일 약탈과 방화 피해를 봤다고 전날 밝히고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WFP는 라카인주 마웅도 타운십(구)에 있는 창고에 1천175t(톤) 규모 식량과 물품이 보관돼 있었으며, 이는 비상시 6만4천명이 한 달간 생활하기 충분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WFP는 "모든 분쟁 당사자가 국제인도법 의무를 준수해 인도주의 시설과 자산을 보호하고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필수적인 지원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FP는 창고를 약탈한 세력을 특정해 발표하지는 않았다.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주에서는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이 교전 중이다.
AA는 라카인주 주요 도시와 미얀마군 기지를 점령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 과정에서 AA가 로힝야족 마을에 진입해 폭력을 가하고 학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A는 최근 로힝야족이 주로 거주하는 마웅도 주민에게 모두 떠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AA는 이번 유엔 창고 공격은 미얀마군과 군부 편에 선 현지 무슬림 단체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로힝야족을 지원하는 인권단체 자유로힝야연합 공동창립자 나이 산 르윈은 "2만포대가 넘는 쌀이 있던 WFP 창고를 약탈하고 불태운 것에 미얀마군과 AA 모두 관련돼 있다"고 AP에 말했다.
난민 급증과 로힝야족 등 민간인 희생에 대해서도 그동안 미얀마군과 AA 양측은 서로를 비난해왔다.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라카인주에서 공습, 방화, 총격 등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얀마군뿐만 아니라 AA가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대하고 공격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오래전부터 탄압받았다.
2017년 미얀마군이 진행한 소탕 작전 등을 피해 약 75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하기도 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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