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강행하면 유럽 대형차 관세 25%로 보복 인상"
중국 상하이서 기자회견 참석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중국이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부과 계획에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중국은 EU가 전기차 관세 부과를 취소하면 대형 유럽 차의 관세를 낮춰주겠다고 독일을 상대로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22일 베이징에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과 비공개 회담을 하고 이렇게 제안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서 전했다.
하베크는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EU가 중국 전기차 관세를 최대 48%로 인상하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유럽 고위국 관료 중엔 처음이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맞불 작전'으로 EU산 대형 휘발유차 관세를 15%에서 25%로 높인다는 신호를 보냈다.
대외경제무역대학 국제무역전문가 추이판은 중국중앙TV(CCTV)의 모회사 중앙방송총국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玉淵譚天)에 "업계에서는 중국이 고배기량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25%로 인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벤츠와 BMW 등 독일 고가 자동차 브랜드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유럽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결정에 비판적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경제단체 회의 연설에서 협상을 통한 해결을 바라며, 다음 달 4일 임시 관세 도입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측의 진지한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힌리치 재단의 무역정책 대표 데버라 엘름즈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에겐 아직 협상 여지가 있다"며 "EU도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세 부과를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으로선 EU의 관세 부과가 취소되면 전기차 관세를 준비하는 캐나다 등 다른 국가에도 신호를 보내는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프랑스 브랜디, 스페인 햄, 독일 대형 자동차 및 항공 등을 겨냥해서 위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일부 소식통은 중국이 각 회원국을 압박해서 EU를 분열시키려고 했다고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협상이 진행하면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맞지 않는 보조금 철회 등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22일 화상으로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대화를 나눴다.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양측은 사실을 근거로 하고, WTO 규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기로 합의했다"며 "EU는 협상 결과가 해로운 보조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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