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국방비 확대·기후변화로 상당한 재정 부담 우려
유럽중앙은행(ECB) |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국가들이 상당한 재정 문제를 겪을 위험이 있으므로 부채 감축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 관계자들은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5%포인트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즉, 7천200억유로(1천70조원) 상당의 지출을 줄이거나 추가 세입을 확보하라는 의미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프랑스 등 7개국이 EU 재정 준칙을 위반해서 재정 지속가능성 관련 우려가 확대된다고 비판하고 조치를 예고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재정 적자가 GDP의 5.5%로, EU의 한도(3%)를 넘겼으며, 유로존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나 조기 총선을 앞두고 양대 정당이 모두 대규모 지출 공약을 내세우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느라 지출이 늘어나 부채가 급증했다.
ECB는 앞으로 유로존에서 재정 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 국방비 증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올해부터 2070년까지 GDP의 평균 3%를 추가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별도로 각국은 2070년까지 부채 수준을 EU 한도인 GDP의 60%까지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GDP의 평균 2%를 즉시, 그리고 영구히 추가 절감해야 한다.
ECB는 "각각도 충분히 어려운 일인데 이를 동시에 해야 한다"며 "특히 부채가 많아서 고금리에 따른 위험을 안고 있는 국가들은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2070년 목표 달성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정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슬로바키아와 스페인은 GDP의 10%와 8%를 절감해야 하지만 크로아티아, 그리스 등은 2% 미만만 줄이면 된다.
ECB는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히 큰 폭의 재정 조정이지만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라며 "벨기에, 아일랜드, 핀란드 등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10년 이상 GDP의 5% 이상의 재정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ECB는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 목표인 1.5℃가 지켜지지 않으면 기후변화 대응 비용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수치로 계산되지는 않지만 지출 확대, 구조 개혁, 디지털화와 글로벌화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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