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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북러 '피침략시 상호 자동군사개입'?...미 전문가·언론, 분석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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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북·러 포괄·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 피침략시 자동군사개입"

NYT ""북러, 냉전시대 상호방위공약 부활"

WSJ "미 관리들, 러·북, 나토식 군사동맹에 미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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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걸어가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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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과 미국 언론들은 북·러 정상이 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것이 '자동 군사개입'을 의미하는지를 놓고 분석이 갈렸다.

◇ 빅터 차 "북·러 포괄·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피침략시 자동 군사개입 의미"
NYT "북·러, 냉전 시대 상호 방위 공약 부활...푸틴, 자동 군사개입 여부 미언급"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쪽이 침공당했을 경우 지원한다'는 상호 방위 지원 규정이 포함된 '조약'을 체결한 것이 구소련과 북한의 조약과 같은 자동 군사개입을 의미한다며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냉전 시대 안보 보장의 갱신"이라고 평가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에 "두 나라가 냉전 수준으로 관계를 회복한 것이 분명하다"며 냉전 종식 후 종료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안보 공약이 지금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한쪽이 공격당하면 지원한다'는 문구가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경우 "러시아가 약속을 준수하지 않아도 되는 빠져나갈 구멍"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언론발표에서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도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했고, 김정은은 "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푸틴과 김정은이 냉전 시대의 상호 방위 공약을 부활시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푸틴이 언급한 '상호 지원'이 1996년 자동 폐기된 1961년 체결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에 포함됐던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처럼 공격을 받을 경우 즉각적이고, 본격적인 군사개입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푸틴이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조약'에 따라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의 발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000년 체결된 북·러 '우호·선린·협조 조약'에는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고, 군사 개입·지원이 명시되지 않았으며 다만 안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상호 '접촉'만 하기로 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이 조약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수십 개의 탄도미사일과 1만1000개 이상(미국 국무부)의 군수품 컨테이너를 보낸 대가로 김정은이 러시아 정권으로부터 얻어낸 가장 눈에 띄는 보상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련이 북한의 주요 후원자였던 냉전 시대의 합의를 되살리는 것이라며 이는 서방 국가에 대한 북·러의 저항을 상징하는 것으로, 미국과 미국의 우방 국가들이 북·러 도발 대응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조약 체결이 1991년 소련 붕괴 이래 양국 간 가장 강력한 관계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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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진행된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식에서 조약문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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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킨 러 교수 "러, 북한에 안전보장 제공시, 미 중심 동맹 체제 도전 직면, 한·일에 큰 문제"

아르춈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조약'의 정확한 문구에 따라 동북아시아 전체 전략적 상황에 극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면 북한은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주요 동맹인 벨라루스와 유사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 중심 동맹 체제에 대한 공개적인 도전이 되고, 당연히 한국과 일본 정부에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중국과 1961년 7월 '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1년간 러시아와 발전시킨 것처럼 중국과 적극적인 군사 협력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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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푸틴이 선물한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를 번갈아 가면서 운전하고 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날 푸틴이 김정은에게 아우루스를 또 한대 선물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2월에도 아우루스 한대를 김정은에게 선물한 바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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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J "미 관리들, 러·북, 나토식 군사동맹에 미해당"

다만 러시아 대외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동맹'의 바로 전 단계이기 때문에 이 '조약'이 상호방위조약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평가도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현직 미국 관리들이 '러시아와 북한·이란·중국 간 안보 관계 확대가 아직은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공식적인 군사동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무력 사용을 포함해 필요하다는 조치를 취한다'는 나토식 집단안보 체제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러시아와 북한은 항상 진정한 동맹이라기에는 부족했다"면서 "오늘 북·러는 특별한 국방 파트너십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동맹은 아니다"고 했다.

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은 VOA에 "동맹이라기보다는 협력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싱크탱크 '불량국가 프로젝트'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서방과 예상치 못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러가 지원을 위해 서로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제2의 한국 전쟁이 발생한다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일종의 보복으로 러시아가 북한을 돕기 위해 방공 시스템·첨단 탄도미사일, 심지어 훈련관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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