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지식산업센터·상가·오피스텔, 수익형 부동산 3인방 투자해도 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주택 대체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던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지역·입지에 따라 양극화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식산업센터, 상가, 오피스텔….

최근 몇 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간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3인방이다. 2019년부터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정부 규제가 심해지면서 이들은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지지난해 말부터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익형 부동산 3인방을 바라보는 투자심리도 급변했다. 임대 수익이 급등하는 대출 이자를 따라가지 못한 데다, 좋은 시절에 진행된 사업 물량이 줄줄이 쏟아져 공급과잉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투자심리도 싸늘하게 식었다.

가격이 워낙 추락하고 정부 규제 완화도 이들에 집중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시점이 아닌가 고민하는 수요자들도 꽤 많이 보인다. 하지만 똑같이 불황이더라도 ‘수익형 부동산 3인방’의 경기 전망이 미묘하게 다른 만큼 실제 판단은 정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피스텔은 보수적인 접근이 가능한 타이밍이지만, 지식산업센터와 상가는 시기상조인 상황이다.

임대수익률 오르는 오피스텔
현재 오피스텔 매매 시장은 침체 상태다.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거래는 2만7059건으로 2022년(4만3558건) 대비 38% 줄었다. 2021년(6만3010건)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도 2022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21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신축 오피스텔 분양 실적도 저조하다.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6.7 대 1에 그쳤다. 2021년 25.8 대1에 달했지만 2022년부터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특이한 부분은 오피스텔 수익률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올 3월 연 5.30%를 기록했다. 2022년 3월(4.73%) 이후 2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전국에서 대전(7.63%)의 오피스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세종(6.30%), 광주(6.18%) 등 지방 오피스텔도 6%를 웃돌았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매가격이 떨어지는데도 수익률이 오르는 이유는 월세 가격이 워낙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달 100.22(2023년 12월 = 100)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2018년 1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점이다. 실제로 3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전용면적 40㎡ 이하 평균 월세는 74만8000원을 기록했다. 올 1월 처음으로 70만원을 돌파한 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2020년 7월 63만원을 기록하면서 처음 60만원을 돌파했는데 3년 반 만에 10만원 이상 뛴 셈이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이 이처럼 뛰는 이유는 1~2인 가구의 증가, 전세사기 영향 등이 겹친 결과다. 게다가 신규 공급이 급감하는 것도 꽁꽁 얼어붙었던 오피스텔 투자 환경을 다소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3073실로 집계됐다. 지난해(1만4305실)의 4분의 1 수준이다. 2011년(3052실) 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내년 입주 물량은 1803실 수준으로 예상된다.

물론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도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직 확실한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만큼 월세 수요가 풍부한 지역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의 소형 오피스텔이 주목받는 이유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최근 흐름을 볼 때 오피스텔은 자본이익(시세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월세 수익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로 주거용 오피스텔이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삼송역 인근 주거용 오피스텔 단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급과잉 터진 지식산업센터
지식산업센터는 여러 유형의 부동산 중에서도 경기가 최악인 편이다. 금융감독원이 지식산업센터 관련 대출이 PF 부실의 새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대출규모와 연체율을 파악하고 있을 정도다.

지식산업센터는 한 건물 안에 IT·벤처 등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3층 이상의 건축물로,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린다. 지난 정부 때 주택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틈새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각광받았다. 주택과 달리 보유 수와 상관없이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중과 규제를 받지 않는 등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고, 대출도 담보대출비율(LTV) 70~80%까지 가능해 투자처로 인기가 높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 지식산업센터를 2020~2022년 엄청나게 분양했다. 하지만 그 ‘부메랑’이 공급과잉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월 말 당시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건축 중이거나 예정인 단지를 포함해 1219곳이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는 1543곳까지 늘어나 3년 만에 300곳 이상 증가했다. 대개 중간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호실 수가 300~400실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만 실이 시장에 쏟아진 셈이다.

공급이 급증하면 공실 문제는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자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임대료 없이 대출 이자와 관리비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식산업센터를 팔려고 해도 거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33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 급감했다. 2021년 (8287건)과 비교하면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식산업센터 분양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지식산업센터는 대개 중도금 대출이 실행됐다면 시행사와 협의를 거쳐야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출 감당 여력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고, 극단적인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을 각오하고라도 팔려는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조지훈 지식산업센터114 대표는 “높은 가격으로 분양한 현장과 공급이 특히 몰린 신도시 지식산업센터는 당분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물론 지식산업센터가 지금은 시장이 좋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 가치가 여전히 있다는 판단이 많다. 수도권 오피스 시장이 호황인 만큼, 대체재인 지식산업센터도 계속 불황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많다. 오피스와 지식산업센터는 업무용 시설이긴 하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지금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도 임차 수요가 활발한 곳은 ‘프라임 빌딩(주요 도심 권역 내에 위치한 연면적 3만㎡ 이상의 건물)’이다.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호수별로 ‘잘게’ 나뉘어 있어 우량 임차인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두 의견을 종합하면 지식산업센터의 투자 가치는 있지만 ‘일정 조건’을 갖춘 곳에서만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서 양극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입지나 건물 규모, 준공연도, 부대 시설 등에 따라 지식산업센터들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요소는 입지다. 수도권에서도 기업들이 모여드는 곳은 지식산업센터 시장 전반이 좋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요즘 ‘핫한’ 성수동의 새 지식산업센터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두 번째는 규모다. 초대형 지식산업센터는 입주 기업 수가 많은 만큼 비즈니스 인프라를 형성하고 공유하는 등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초대형 지식산업센터는 분양 시장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냈다.

마지막으로 체크할 것은 부대시설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다. 과거 지식산업센터들은 물류가 많은 제조형 위주로 튼튼한 하중 구조 설계와 넓은 화물 데크 및 외관이 폐쇄적인 형태가 많았다. 이후 제조형보다 업무형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개방적인 외관, 회의실, 옥상정원, 넓은 주차 공간 등 부대시설 및 휴게시설이 등장했다. 요즘엔 드라이브 인, 도어투도어 시스템 등 특화 설계를 갖췄는지가 기업들의 입주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떠올랐다는 전언이다.

지식산업센터와 함께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상품으로 각광받던 상가 경기도 심각하다.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수익률은 떨어지고, 가격이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19년(4분기) 11.7%에서 올해(1분기) 13.7%까지 2%포인트 늘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같은 기간 6.2%에서 7.6%까지 1.4%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로 야외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크게 타격받았던 상가 시장이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상가가 과잉공급된 세종시, 동탄·위례·미사 등 수도권 신도시, 택지지구 등에서 공실률이 높은 상황이다.

상가 공실률 회복 못해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상가 가격과 투자수익률은 함께 하락 중이다. 지난해 중대형 상가의 임대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0.18% 떨어졌다. 소규모 상가는 0.59% 낮아졌다. 투자수익률은 중대형 상가가 같은 기간 연 5.54%에서 연 3.18%로 2.36%포인트 급락했다. 소규모 상가는 연 5%에서 연 2.8%로 2.2%포인트 내려왔다.

상가는 경매 시장에서도 찬밥 신세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에서 진행된 점포·상가 경매(99건) 중 91건이 최소 1회부터 최대 13회 이상 유찰을 겪었다. 전국 상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2021년 67%에서 올해 51%까지 떨어졌다. 상가 시장이 쑥대밭이 된 이유는 역시 과다 공급이 주요 원인이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신규로 공급된 상가는 10만 4978실로 연평균 3만 실이 넘었다. 올해도 2만 2898실로 예측된다. 2020년 이전에는 연간 2만여 실 내외였다.

일각에선 상가가 예전처럼 확실한 수익형 부동산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식산업센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입지나 규모, 부대시설 등이 우수할 경우에는 공급과잉 상태가 끝나면 가격이 바닥을 찍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지만 상가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비대면 소비 증가로 인터넷 쇼핑 등 무점포 소매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그나마 남아 있는 오프라인 수요도 복합 쇼핑몰에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손동우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5호 (2024년 6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