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없이 57년을 살았던 무적자 출신 김 모 씨, 그가 국가기록원을 찾았습니다.
2년 전 신분증을 발급받기 전까지, 유령 취급을 받았던 그에 대해 국가가 유일하게 기록한 문서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주민등록번호는 공란, 사는 곳은 '불상'으로 표기된 범죄 경력서입니다.
16살 때 바지를 훔친 것을 시작으로 1989년까지 절도죄 처벌만 4차례,
[김 씨 : 옷이 없어 가지고 남이 옷 입은 거 그거 가지고 나왔는데 남의 거 가져가면 안 되는 거였는데….]
국가는 여러 번 김 씨를 처벌했지만, 무적자 신분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나마 경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임의로 정한 날짜가 현재 김 씨의 생일입니다.
[김 씨 : 생년월일을 잘 모른다고 그러니까 형사들이 그냥 '야, 몇 월 달로 해' 그게 그대로 된 거죠. 여태까지.]
김 씨가 죄값을 치르고도 신분증을 받기까지 걸린 세월은 33년,
김 씨는 지난 세월을 안타까워했지만, 다른 무적자에 비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56살의 또 다른 김 모 씨,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이상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변호사의 도움으로 지난해 말, 노숙생활을 했던 부산 남포동을 본으로 창성창본을 했지만, 정식 시민이 되기 위한 마지막 절차인 주민등록번호 발급 심사에 불참했습니다.
취재진은 무적자 김 씨를 찾기 위해 부산 남포동 일대를 뒤졌고, 최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분 기억하세요?) 아! 노숙자 그거. 여기서 동냥해서 술 받아먹고 있었는데 한 일주일째 안 보이더라고.]
[(이렇게 생긴 분 기억하세요?) 네. (주로 어디 계셨어요?) 여기서 맨 날 있었어요. 며칠 안 됐어요. 안 보이기 시작한 지….]
[이승애 변호사 : 이 분(남포동 김 씨)한테 제도권은 교도소밖에 없으셨거든요. 다시 그 제도권으로 들어오기 싫으셨던 것 같아요. 너무 오랜 기간 혼자서 그렇게 사셨기 때문에. 사실 '제도권 안이 안전하다. 제도권 안에서 무슨 보호를 받는다'는 생각을 못하셨던 것 같아요.]
국가가 조금만이라도 더 빨리 관심을 가졌다면 이들 인생도 달라졌을까.
분명한 건, 국가 권력으로 처벌받고도 다시 제도권 밖으로 내몰리면서 무적자의 삶이 익숙해져 버렸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과거 경력이 파악 가능한 무적자 193명 가운데 전과를 확인한 건 모두 6명, 이들 모두 남포동 김 씨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습니다.
경찰 등 사법기관에선 무적자 입건 시 주민번호 뒷자리 6개를 0으로 표기한다는 내부 규정만 존재할 뿐, 별도 구제 절차는 없습니다.
(취재 : 권지윤, 영상취재 : 황인석·이상학·윤 형,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신소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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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신분증을 발급받기 전까지, 유령 취급을 받았던 그에 대해 국가가 유일하게 기록한 문서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주민등록번호는 공란, 사는 곳은 '불상'으로 표기된 범죄 경력서입니다.
16살 때 바지를 훔친 것을 시작으로 1989년까지 절도죄 처벌만 4차례,
[김 씨 : 옷이 없어 가지고 남이 옷 입은 거 그거 가지고 나왔는데 남의 거 가져가면 안 되는 거였는데….]
국가는 여러 번 김 씨를 처벌했지만, 무적자 신분은 그대로였습니다.
[김 씨 : (신분증) 만들라는 말도 한마디도 안 했어요. 여태까지… 자기 일도 바쁘니까 그런 것에 크게 신경을 안 쓰더라고요.]
그나마 경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임의로 정한 날짜가 현재 김 씨의 생일입니다.
[김 씨 : 생년월일을 잘 모른다고 그러니까 형사들이 그냥 '야, 몇 월 달로 해' 그게 그대로 된 거죠. 여태까지.]
김 씨가 죄값을 치르고도 신분증을 받기까지 걸린 세월은 33년,
[김 씨 : 누가 방향을 어렸을 때 바꿔줬다면 이렇게까지 못 살지 않고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김 씨는 지난 세월을 안타까워했지만, 다른 무적자에 비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56살의 또 다른 김 모 씨,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이상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변호사의 도움으로 지난해 말, 노숙생활을 했던 부산 남포동을 본으로 창성창본을 했지만, 정식 시민이 되기 위한 마지막 절차인 주민등록번호 발급 심사에 불참했습니다.
[이승애 변호사 : 왜 이렇게 자신이 주민등록번호가 없이 사셨는지, 자기가 이게(주민등록번호) 꼭 필요하다고 말씀해야 되는데 거기(법원 심사)에 안 나오셨어요.]
취재진은 무적자 김 씨를 찾기 위해 부산 남포동 일대를 뒤졌고, 최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분 기억하세요?) 아! 노숙자 그거. 여기서 동냥해서 술 받아먹고 있었는데 한 일주일째 안 보이더라고.]
[(이렇게 생긴 분 기억하세요?) 네. (주로 어디 계셨어요?) 여기서 맨 날 있었어요. 며칠 안 됐어요. 안 보이기 시작한 지….]
주위 사람들에게 남포동 김 씨는 여전히 노숙인이자, 제도권 밖의 떠돌이로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이승애 변호사 : 이 분(남포동 김 씨)한테 제도권은 교도소밖에 없으셨거든요. 다시 그 제도권으로 들어오기 싫으셨던 것 같아요. 너무 오랜 기간 혼자서 그렇게 사셨기 때문에. 사실 '제도권 안이 안전하다. 제도권 안에서 무슨 보호를 받는다'는 생각을 못하셨던 것 같아요.]
국가가 조금만이라도 더 빨리 관심을 가졌다면 이들 인생도 달라졌을까.
분명한 건, 국가 권력으로 처벌받고도 다시 제도권 밖으로 내몰리면서 무적자의 삶이 익숙해져 버렸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과거 경력이 파악 가능한 무적자 193명 가운데 전과를 확인한 건 모두 6명, 이들 모두 남포동 김 씨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습니다.
경찰 등 사법기관에선 무적자 입건 시 주민번호 뒷자리 6개를 0으로 표기한다는 내부 규정만 존재할 뿐, 별도 구제 절차는 없습니다.
(취재 : 권지윤, 영상취재 : 황인석·이상학·윤 형,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신소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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