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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EU 관세폭탄' 예고에 압박 나선 中, 유럽차 관세인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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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업계, 고배기량 수입차 관세 25%로 인상 요청

8월 말 이전 브랜디 반덤핑 예비판정 가능성도

"최종 판결까지 꺼내들 수 있는 카드 많아"

아주경제

중국 옌타이항에 수출 대기 중인 중국 전기차.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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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럽연합(EU)의 ‘관세 폭탄’ 예고에 대응해 고배기량 수입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현재 반덤핑 조사 중에 있는 유럽산 수입 브랜디를 비롯해 유럽산 돼지고기·유제품 등에 대해서도 ‘보복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EU가 발표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가 임시 조처 성격인 만큼, 여러 카드로 EU를 압박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4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총국(CMG)이 운영하는 웨이보(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인 ‘위위안탄톈(玉淵譚天)’은 단독공개라면서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고배기량(엔진 배기량 2.5리터 이상) 수입차에 대한 임시 관세 인상 관련 절차를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중국 정부가 내세운 ‘솽탄(雙碳·탄소배출 정점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이유로 고배기량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약 25%로 인상할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무역 고문인 추이판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업계는 정부가 고배기량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도 완전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임시로 관세율을 올리게 되면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위위안탄톈은 짚었다. 실제 중국승용차연합회에 따르면 유럽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고배기량 차량 규모는 한 해 평균 18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이 유럽에 수출한 전기차보다 많다.

위위안탄톈은 또한 중국이 유럽산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업계에 정통한 전문가에 따르면 오는 8월 말에 유럽산 수입 브랜디 반덤핑 조사에 대한 예비 판결이 발표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EU가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개시하자,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 유럽산 수입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었다.

위위안탄톈은 그러면서 중국 시장이 유럽 브랜디 산업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해관총서(세관) 자료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지난해 1~9월 EU의 대중국 브랜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유럽산 돼지고기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도 신청한 상태다. 중국 업계는 당국에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도 인상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이 실제로 보복관세 카드를 쓸지는 미지수다. 유럽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해 무역전쟁이 발발한다면 중국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현재로서는 보복 가능성을 시사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위위안탄톈 역시 고배기량 수입차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을 거론하면서 "이는 EU가 예비 판정을 발표한 시점부터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중국이 꺼내들 수 있는 도구와 수단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EU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47.6%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취소했던 것을 예로 들었다.

한편, 12일(현지시간) EU는 반보조금 조사를 착수한 지 8개월여 만에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관세율은 기존 관세(10%)에 추가로 적용되는 것으로, 최대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한 셈이다. 추가 관세는 다음 달부터 임시로 부과되며 올해 하반기 EU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확정한다.

현재 프랑스와 스페인은 추가 관세를 지지하지만, 중국 전기차 업계와 협력 관계를 다져온 독일·스웨덴·헝가리는 반대하고 있다. EU의 관세 부과 결정이 뒤집히려면 이 3개 국가 외에 최소 11개 이상의 국가가 반대해야 한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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