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날 기념 난민인권센터 토론회서 피해 주장 난민 사연 소개
난민인권센터, 2024 난민인권센터 토론회 '난민 행정권력에 맞서기' |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입 다물어요.", "내가 말하거나 움직이지 말라고 몇 번이고 말했을 텐데요."
지난 2016년 7월 망명신청을 위해 한국을 찾은 이집트인 사브리 씨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면접조사 중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당시 심사관과 통역관이 언어적 폭력을 가한 것은 물론 '난민신청서를 거짓으로 작성했고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왔다'는 식으로 하지도 않은 말을 적는 등 면접조서를 조작했다는 것이 사브리 씨 얘기다.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인권센터는 13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 낙원홀에서 '난민 행정권력에 맞서기'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사브리 씨 등의 증언을 공개했다.
센터는 "난민 행정권력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난민심사를 생략·조작하기도 하고 외국인보호소에서 가혹행위를 행사하기도 한다. 절차를 안내하지 않는 식으로 구제될 수 없는 피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며 견제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난민면접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이집트인이 공무원과 통역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라 마련됐다.
이 사건을 맡았던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허위로 난민면접 조서를 작성했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린 근거를 보면 법원이 법무부의 행위를 얼마나 선회해서 해석하려고 노력했는지가 보인다"며 "너무나 아쉬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활동가는 "난민심사제도 운영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신속'으로 분류된 난민신청은 면접 시간을 1∼2시간 이내로 하는 한편 사실조사를 생략하도록 했고 신속심사 담당 공무원이 월 40∼44건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경위서를 내도록 하는 등 무리한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김 활동가는 또 난민 신청자에게 제대로 된 통번역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난민 신청자가 필요로 하는 경우 면접 영상 녹화파일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난민 전문 통역인 인증제를 모니터링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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