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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화)

법조인 논리도 소용없었다...공정위 PB 규제로 이커머스 업계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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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테크M

사진=쿠팡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알고리듬 규제 등 PB 규제를 명목으로 14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리자, 이커머스 업계는 침통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조인 출신인 강한승 쿠팡 대표가 거듭 공정위 측의 유통업의 혁신과 방향성을 강조했으나, 규제 당국의 규제허들은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공정위는 13일 쿠팡과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의 로켓배송과 PB상품의 밀어주기 의혹에 대해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각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날 공정위는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판매량 등 객관적 데이터와 달리 자기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의 구매 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오픈마켓(중개) 상품보다 자기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올려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위가 쿠팡에 부과한 과징금 1400억원은 국내 유통기업 가운데 최대다. 기업 단독행위 사건(담합 사건 제외)에서도 퀄컴(2017년·1조314억원), 2위 구글(2021년·2249억원), 삼성(2021년·2349억원) 퀄컴(2009년·2245억원) 등에 이은 5위권이다.

앞서 강한승 쿠팡 대표는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직접 참석해 "유통업체가 고객이 원하는 상품들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보여주고 판매하는 것은 유통업의 본질"이라며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고객을 기망하고 부당하게 유인해 성장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로 억울하고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적극 반박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공정위의 주장은 자사우대라는 허구적인 프레임에 억지로 끼어 맞춘 것으로, 실제 객관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 쿠팡 측의 입장이다. 실제 대다수의 이커머스 업계는 유사한 방식으로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실 쿠팡의 소비자 대부분은 로켓배송이라고 불리는 직매입 상품이다. PB 상품도 직매입 상품이다. 쿠팡은 직매입 상품 뿐만 아니라 제3자가 판매하는 중개 상품과 1P/직매입, 3P/중개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만큼 상품 차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로켓배송 상품과 PB상품 구매를 위해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해야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무엇보다 직매입 상품은 쿠팡이 제고를 떠안아야 하는 상품이다. 쿠팡은 PB 상품 판매를 통해 지난 5년간 1조2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탐사수 판매 만으로도 매년 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쿠팡 입장에선 공정위의 주장이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더불어 타 이커머스 서비스와 형평성 시비도 존재한다. 현재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PB상품을 우선 노출하고 있지만, 공정위는 이에 대해 "고려사항이 아니다"며 조사하지 않았다. 실제 PB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수많은 이커머스들은 '물티슈' '만두' '생수' '계란'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기본 추천 순으로 PB상품이 상단 노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유통 업체의 추천대로만 구매하지 않는다는 점도 오류다. 명확한 소비자 피해를 입증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공정위 산하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전국 성인 남녀(20~60대) 1만5000명에게 물어본 결과, 소비자의 71%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한다'고 대한 것이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검색 순위가 높을수록 노출이나 판매량이 높고 이는 인위적으로 이뤄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에선 고물가 대응 전략으로 PB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는 만큼 규제 대상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규제는 다수 편익을 저해하고 유통업계 경쟁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전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은 규제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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