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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인터뷰] '드라이브' 박주현 "말도 안 되게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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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진=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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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배우 박주현(29)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으로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오른 박주현이 첫 단독 스크린 주연 영화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영화 '서울대작전'(2022) 출연 경험은 있으나 크디큰 스크린에 걸린 적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감회 역시 남다를 터.

박주현은 영화 '드라이브(박동희 감독)'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훨훨 날아다닌다. 좁은 트렁크 속에서 한정적인 자세로 연기해야 되는 고충이 있었지만 박주현에게는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 감독 및 선배들의 조언을 새겨들으며 노력을 거듭한 끝에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데뷔 초 성격이 털털하다 보니 겁도 없었던 박주현은 시간이 지나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연기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는 배우로 거듭났다. "좋은 부분을 담고 나를 깨끗하게 비워서 한 작품, 한 작품 말도 안 되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연기적으로 욕심이 많다"고 밝힌 박주현의 진심 어린 다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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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독 스크린 주연 작품 개봉 소감이 어떤가.

"기분 좋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설레는 마음도 크다. 사실 촬영할 때 원톱 주연 영화라고 해서 다르게 연기하지 않았다. 늘 하던 대로 했다. 큰 영화관에서 (나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영화관이라는 장소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처음이라 떨린다."

-완성본을 봤을 때 어땠나.

"기술 시사회 당시 ('드라이브'를) 처음 봤는데 울컥했다. 스토리는 집중되지 않았고 나의 연기를 계속 보게 되더라.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없었지만 (연기적으로)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물론 좋은 장면들도 있었으나 공부를 하는 느낌이었다. 마냥 기쁘지 않고 마음이 무겁더라. 김여진 선배가 영화 끝나고 '자랑스럽다'라고 해 줬는데 울컥하더라. 바로 화장실 가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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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정웅인과의 호흡은 잘 맞았나.

"김여진 선배는 따뜻한 분이다. 배우 입장에서 본인이 겪어온 고충 등을 디테일하게 공유했다. 좋은 언니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도 많이 해줬다. 상황에 따라 이겨내야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정웅인 선배는 고생을 많이 했다. 묶인 채로 좁은 곳에 있어야 했다. (정웅인 선배의) 촬영 첫날 기억나는 게 선배가 트렁크에 눕는데 저보고 '여길 어떻게 있었냐'고 하시더라. 옆으로 누워 있어서 어깨도 눌렸을 것이다. 근데 신경 쓰지 말라고 하더라. 그 부분이 굉장히 감사했다. 나름의 배려라 생각했다."

-선배 배우들에게 어떤 점을 배웠나.

"높은 연차가 될 때까지 연기를 하면서 버틴다는 게 대단하다. 이곳은 스스로 작아질 일들이 많고, 자존감 잃을 일도 많다. 사랑을 먹고 힘을 내는 직업이지만 냉정하고 무서운 곳이라 생각한다. 그곳에서 계속 버틴 것 만으로 강한 분들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저는 그렇게 마음이 단단하지 못하다. 약간 감성적이라 주변 사람들도 걱정한다. 근데 조금 강해졌다. 풍파를 겪고 서 있는 선배들이 해주는 말들 모두 저한테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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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나는 캐릭터와 맞닿아 있는 점과 가장 먼 지점을 먼저 찾는다. 이후 차례대로 그려나가면서 모자란 부분을 채운다. 유나는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나와 닮았더라. 다만 나 같은 경우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시나리오에 나와 있지 않은 전사를 디테일하게 잡아가고자 힘썼다."

-폐쇄적인 공간에서의 연기가 어렵진 않았나.

"(연기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한 장소에서 이어지는 감정선이다. 저는 매일 출퇴근 하면서 찍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어렵더라. 리얼타임 작품이 그 시간을 같이 이어가는 것이지 않나. 촬영할 때는 같이 가지 않아서 정확하게 전에 했던 손동작 등이 다 기억나지 않는다. 표정 등 디테일은 계속 모니터를 해야 됐다. 촬영 끝나고 집에 가도 쉬는 게 아니었다. 호흡과 에너지 강도도 생각해야 됐다. 큰 그림을 이어 그리다 보니 좀 색달랐다. 거의 몇 달 동안 촬영을 했는데 그 부분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싶다."

-폐쇄공포증은 없나.

"저는 폐쇄공포증은 없다. 원리는 알지만 궁금했다. 다만 그 심정이 이해가더라. 실제로 그 안에서 이게 뭐가 먼저인지 모르겠는데 답답한 연기를 해야 돼서 호흡을 끌어올리다 보니 답답했다. 이런 느낌이구나 싶더라. 폐쇄공포증까진 아니었지만 나중에는 트렁크에서 나오고 싶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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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

"처음 연기를 접했을 때 성격이 털털하다 보니 겁도 없었다. 그렇게 연기를 했다. 근데 넷플릭스 '인간수업' 촬영 당시 김진민 감독이 더 섬세해야 되고 더 예민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습관처럼 디테일하게 연기하려 노력 중이다. 그리고 내가 해야 될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 현장에서 에너지를 아끼는 편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특유의 색이 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너무 강해서 캐릭터를 죽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주현보다 캐릭터가 우선이었으면 한다. 그러면서도 관객, 업계 분들이 봤을 때 박주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배우로써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 (내가 생각 중인) 도달점까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고민을 하고 싶다."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겼나.

"30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 나름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려 놓은 그림이 거대하고 아름다우면서 취향이 다 담겨있지만 현실을 살아가면서 실속을 챙겨야 하니 여행도 다니면서 좋은 부분을 담고 나를 깨끗하게 비워서 한 작품, 한 작품 말도 안 되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연기적으로 욕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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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개봉 예정인 작품들과의 경쟁에 임하는 소감은 어떤가.

"'하이재킹'에 저의 친구인 채수빈이 나온다. 정말 좋다. 개봉을 하게 돼서 축하할 일이다. 서로 시사회도 가기로 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 영화인들이 뭉쳐 시장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극장 상황이) 원활해지면 나한테도 좋은 일이다. 그래도 1등은 내가 하면 좋을 것 같다.(웃음)"

-6, 7월 연달아 두 작품이 스크린에 걸리게 됐는데.

"'드라이브'로 관객들과 만나고 나서 한 달 뒤에 '탈출: PROJECT SILENCE'이란 작품으로 또 만나게 돼 얼떨떨하다. '드라이브'는 '어떻게든 살아남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 물었다면, '탈출: PROJECT SILENCE'는 영화계 베테랑 분들에게 많이 배웠던 작품이다."

-끝으로 예비 관객들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다크한 부분도 있겠지만 무겁고 마음 절절하게 보지 말고 영화의 속도를 따라오면서 재밌게 봐주길 바란다. 작품이 끝나고 어떤 생각이 든다면 자유롭게 하면 된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있지만 관객들에게 강요하지 않으려 한다. 재미가 있어야 그 후에 교훈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첫 영화를 보러 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메리크리스마스



박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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