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사진)가 구애를 받고 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돌풍이 예상되면서 유럽연합(EU) 지도부 선출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멜로니 총리가 유럽의회 선거 국면에서 극우파와 중도파의 구애를 동시에 받고 있다면서 그가 차기 EU 지도부를 결정하는 킹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U 회원 27개국에서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 지난 6일 시작돼 9일 끝났다. 선거 결과에 따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현 집행위원장의 연임 여부 등 EU 권력 지형이 결정된다.
이탈리아는 EU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다. 이에 따라 새 유럽의회에서 독일(96석), 프랑스(81석)에 이어 76개의 의석을 가진다.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탈리아에 배정된 76석 중 27%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9년 유럽의회 선거 당시 FdI의 득표율 6.4%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유럽의회는 국적이 아닌 정치·이념 성향으로 뭉친 정당 간 연합체인 '정치그룹'이 교섭단체 역할을 한다. FdI는 강경우파 성향의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에 속해 있는데, FdI의 약진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의석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FdI를 이끄는 멜로니 총리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속한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편에 선다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연임이 확실해진다. 극우 정치가들도 멜로니 총리와 협력의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프랑스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은 지난달 멜로니 총리를 향해 "지금이 바로 단결해야 할 때"라며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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