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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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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볼거리와 신예 배우들의 활약, 넷플릭스 하이틴 드라마 ‘하이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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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키’, 화려한 볼거리와 신예 배우들의 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Hierarchy)는 재벌그룹 주신그룹이 설립한 고등학교 주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신고등학교에는 비싼 학비를 내고 입학한 부잣집 자녀들과 학비를 내지 않고 시험을 통해 입학한 평범한 가정의 장학생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학생 구분은 학교 내에서의 서열을 더욱 명확하게 한다.

주신고 2학년 장학생이 의문스러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그 빈자리에 새로운 장학생 강하(이채민 분)가 전학 온다. 강하는 사실 이 학교에서 얼마 전 숨진 장학생 강인한(김민철)의 이란성 쌍둥이 동생으로, 형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학교에 입학한다. 이 이야기는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의 줄거리다. 드라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계급 또는 계층을 철저하게 나누는 가상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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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키’, 화려한 볼거리와 신예 배우들의 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주신고등학교에서는 장학생들은 남색 넥타이를, 학비를 내는 일반 학생들은 붉은색 넥타이를 매어 쉽게 구분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들을 수 있는 특별수업도 분리되어 있어 학생들 사이의 격차를 더한다. 강하는 무심코 장학생이 아닌 일반 학생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가 “장학생이 어딜 손을 대냐”는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진다.

학교의 정점에는 강하와 같은 반 학생이자 주신그룹 후계자인 김리안(김재원)이 있으며, 그의 연인인 재벌그룹 재율그룹의 후계자 정재이(노정의)는 여왕으로 군림한다. 두 사람과 친하게 어울리는 무역회사 대표의 딸 윤헤라(지혜원), 국회의원의 아들 이우진(이원정) 역시 최상위 계급에 속한다. 강하는 이들이 주신고 권력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김리안을 자극하기 위해 정재이에게 접근한다. 마침 정재이는 김리안에게 이별을 통보한 상태라 강하가 그들 사이에 끼어들면서 주신고의 견고했던 계급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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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Hierarchy)는 재벌그룹 주신그룹이 설립한 고등학교 주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넷플릭스


이야기 구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이라키’는 다소 과장된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드라마 속 고등학교는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고등학생들이 명품 옷과 장신구를 몸에 두르는 것은 물론이고, 전용 서킷에서 고급 차를 타고 내기 레이싱을 하며, 수영장 딸린 숙소를 빌려 파티를 즐기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화려한 볼거리와 매력적인 배우들이 등장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돋보이는 점이다.

특히 재벌가 자녀들인 노정의, 김재원, 지혜원, 이원정은 화려한 옷차림과 기사 딸린 고급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지혜원도 26세로 교복을 입은 모습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야기나 인물들의 행동에서 짜임새 있는 개연성을 기대하는 시청자라면 실망할 수 있다. 초반부터 강인한의 사망 배후에 김리안 등 계급의 정점에 있는 인물들이 책임 있는 것처럼 암시되지만, 실제 밝혀진 진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는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학교폭력의 배후에 있는 김리안은 중반부에 접어들면 연인인 정재이를 사랑하는 낭만적인 모습이 부각된다. 리안은 종반부에 가서는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지만, 그의 급격한 심경 변화의 배경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정재이는 초반부에 윤헤라를 아랫사람 부리듯이 심부름을 시키거나 상처가 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어린 시절부터 단짝이었다는 설정이 등장하는 등 인물 간 관계도 일관성이 부족하다.

인물들의 성격과 관계뿐만 아니라 장르적으로도 다소 혼란스럽다. 강하가 형 강인한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강하와 정재이, 김리안, 윤헤라, 이우진의 애정이 뒤얽힌 로맨스, 학교폭력을 다룬 학원물의 특징이 뒤섞여 있다.

기시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설정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자들이 다니는 계급과 서열이 엄격하게 구분된 고등학교에 가난한 학생이 전학 온다는 설정은 이미 여러 드라마에서 흔하게 다뤄졌기 때문이다.

7부작인 ‘하이라키’는 ‘빅마우스’와 ‘환혼: 빛과 그림자’를 공동 연출했던 배현진 감독의 첫 메인 연출작이다. 각본은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타임’의 추혜미 작가가 맡았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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