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중 덴마크 총리 코펜하겐 광장서 피습

피습 직후 걸어서 자리 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코펜하겐 광장에서 한 남성에게 공격당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덴마크 총리실은 "프레데릭센 총리가 금요일 저녁 코펜하겐의 쿨토르베트에서 한 남성에 의해 맞았다"며 "이 남성은 이후 체포됐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어 "총리가 이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공격한 남성의 신원과 동기, 프레데릭센 총리의 상태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 있던 주민은 총리가 폭행당한 직후 걸어서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다. 외부적으로는 상해 흔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공격 직후 총리가 경호원의 호위를 받았다며 "그(총리)가 약간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경찰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 명을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자세한 사건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

덴마크 국영 리차우 통신과 공영 DR 방송 등도 사건을 보도했지만, 폭행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이같은 소식에 유럽 정치 지도자들은 충격을 드러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에 대한 공격 역시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X에서 "분노했다. 이 비겁한 공격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끔찍한 일"이라며 "폭력은 정치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EU 회원국 27개국에서 이달 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유럽의회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발생했다. 최근 독일에선 연방하원 의원이 유세장에서 폭행을 당했다. 지방의회 의원 후보는 흉기로 공격을 받는 등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지난달 15일 정부 정책에 불만을 품은 남성이 쏜 총을 맞고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퇴원했다.

(왼쪽부터) 뱌르드니 베네딕트손 아이슬란드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